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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코스닥,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대감 타고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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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3개월여 만에 750선 돌파…기관·외국인 4600여억 순매수

내년부터 연기금 투자 늘어나…장기적 상승세는 실적에 달려

코스닥의 상승세가 무섭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인 데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가 9조원을 돌파하는 등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08포인트(2.03%) 오른 754.46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2015년 8월7일(751.49) 이후 2년3개월여 만에 750선을 돌파했다. 개인이 4404억원어치를 팔았지만 시장의 큰손인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451억원, 1170억원 순매수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보기술(IT)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시장에 큰 이벤트가 사라지면서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에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흘러들어올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투자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늘려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신생 및 창업 기업들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국민연금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12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 중인데 지난 6월 기준 코스닥 시장 투자액은 2.6%인 2조6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97.4%인 119조1000억원은 코스피로 흘러들어 갔다.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연기금 투자수익률 성과평가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지수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연기금의 벤치마크지수는 코스피 주요 기업들만 포함된 코스피200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기금운용 평가에서는 ‘운용상품 집중도’ 항목의 평가 배점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10%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 자체가 바이오제약 일부 업종에 쏠려 있고 단기 투기성 자금이 많다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 셀트리온을 비롯해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하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655.43 수준이다. 더구나 셀트리온은 내년 초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빚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403억원으로 처음 9조원을 넘어선 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코스닥지수와 거의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지만 상승세가 더욱 견고하다. 증시가 주춤하거나 하락할 경우 언제라도 빠질 수 있는 자금이다.

코스닥이 장기적인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결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바이오제약주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양호했다”면서 “정부의 지원정책이 좀 더 구체화되고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장기 상승 전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실장은 “최근 대규모로 유입된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돈”이라면서 “어떤 기업들로 돈이 흘러드느냐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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