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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숨쉬고 싶다” 미세먼지에 기관지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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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미세먼지, 천식환자는 괴롭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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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가 계절과 상관없이 수시로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횟수가 늘어나 우려를 낳고 있다.

미세먼지가 일상적으로 시민들의 건강을 괴롭히는 가운데 신체와 더불어 정신건강까지도 크게 위협하는 원인으로 드러났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조상헌·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는 14일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시간과 횟수가 증가하면 천식의 악화로 병원 진료나 입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기관지가 약한 소아청소년이나 65세 이상 노인들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학회 송대진 교수(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팀이 최근 수행한 ‘미세먼지가 기관지천식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인 PM10이 일평균 환경기준을 초과하면 천식으로 인한 병원 방문이 4.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미세먼지인 PM2.5에 노출되면 병원 방문이 5.7%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2시간만 노출돼도 입원해야 하는 중증 천식 환자가 1.5배로 많아졌고, 노출 후 3일 뒤에 병원을 찾는 천식 환자는 평소 대비 27%가량 증가했다. 조상헌 이사장은 “3일 후에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미세먼지가 기도를 자극하고 2차 염증 반응이 진행되기까지 3일쯤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예민해진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대기 중에 있는 자극물질에 의해 쉽게 과민반응이 일어나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수록 우울감이나 자살사고, 스트레스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가 최근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미세먼지와 정신건강의 연관성’ 분석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가 증가할수록 우울감은 40%, 삶의 질 악화 38%, 자살사고 24%, 주관적 스트레스는 20%가 늘어났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 연령별로는 65세 이상보다 그 미만에서 위험성이 더 높았다. 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연구조사는 동일 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한 전국 12만4205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렇다면 건강상의 일상적 위험과 스트레스가 된 미세먼지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우선 노약자의 경우 외출 자제를 비롯해 마스크 착용, 충분한 수분 섭취, 귀가 전후 청결조치, 적절한 환기 등 황사 대비 수칙을 응용하면 된다. 물론 기침이 계속 나오고 호흡이 가빠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실내 공기의 미세먼지 오염 개선을 위한 공기청정기의 사용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리할 때는 공기청정기를 끈다. 기름 연기가 발생해 공기청정기 필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환기 후 창문을 닫고 다시 공기청정기를 켜는 것이 좋다. 청소를 할 때도 공기청정기를 꺼야 필터의 수명이 단축되지 않는다.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때는 청정공기 공급률(CADR), 표준사용면적·에너지소비 효율등급, 필터 소재와 성능 등 3가지를 꼭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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