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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 세습과 과세 반대로 교회는 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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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총무직 내려놓는 김영주 목사

NCCK 떠나는 김영주 총무

“교회 생긴다 하면 주민들 싫어해

끼리끼리 신앙보다 이웃 살펴야”

교회의 공공성 회복 강조
한국일보

20일 퇴임을 앞둔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NCCK) 총무는 세금과 세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교회는 그 자체가 악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예장통합, 감리교, 구세군, 성공회 등 9개 교단의 연합체로 개신교내 진보 운동을 상징한다.


“교회를 그렇게 세습할 거면 차라리 세속에서 출세하고 권력을 잡지, 왜 교회를 세워 이 분란을 만드는지 되레 묻고 싶습니다. 종교인 과세도 그렇습니다. 설사 세무조사 받을 일이 생기더라도 아무 부끄럼이 없는 게 교회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 목사라는 사람들이 세무조사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게 참 딱해 보입니다.”

14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난 김영주(65)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총무는 20일 청춘을 바친 NCCK를 떠난다. NCCK 주요 사업으로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그토록 부르짖었건만 여전히 개신교를 향한 세상의 시선은 따갑다.

서울 명일1동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그래서 더 아쉽다.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로 간 것을 두고 찬성하는 쪽은 교인들이 스스로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 총무는 “교회는 자기가 불편하고 이웃에게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요즘 대형 교회가 들어서면 이웃들이 다 싫어합니다. ‘교회는 우리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기구다’라는 생각이 없어진 거지요. 우리끼리 신앙을 드높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이웃을 지향해야 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세습 문제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세금 문제로 여전히 논란을 빚는 것은 “한마디로 부도덕한 일이고 교회 스스로가 악(惡)이 됐다는 얘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총무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운동권 목사’다. 천주교가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사회 문제에 발언하는 것이 부러워 1984년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를 결성했다. 그 뒤 NCCK 쪽으로 자리를 옮겨 인권, 평화 운동에 관여했다. 뜨거운 시대, 뜨거운 역할이었다. 시국사범들 만나느라 전국의 웬만한 교도소는 다 찾아다니기도 했다. 2010년에는 NCCK 총무로 뽑혀 7년간 총무직을 수행했다.

어찌 보면 김 총무는 교회 밖으로만 계속 나돈 셈이다. 김 총무 스스로는 “이웃이 아니라 저 혼자 있을 거면 교회는 필요 없다”는 신념에 충실한 이력이었다고 자부한다. 퇴임 뒤엔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으로 부임한다. 얼마 전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자승 스님과 평화 통일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자승 스님과는 임기를 거의 함께했기 때문에 각별한 정이 있다”며 웃었다.

김 총무는 떠나는 순간까지 NCCK에 대한 애정을 부탁했다. “대형 교회들 틈바구니에서 보면 NCCK는 소수자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소수자이기에 결국엔 견인차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NCCK를 사랑해 주십시오.”글·사진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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