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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사설] 4차산업혁명 기반기술의 승리 `광군제 대박` 한국은 왜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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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광군제(11월 11일 독신의 날) 할인 행사에서 하루 동안 1682억위안(약 28조3078억원)의 물건을 팔아치웠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무려 39%나 뛰었고, 1억위안(168억원) 매출 돌파에는 불과 1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올해가 9번째인 광군제 행사는 지난해 이미 원조격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섰고, 세계적인 쇼핑 이벤트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같은 유례없는 성공 배경에는 인구 13억명의 거대 내수시장이 있다. 하지만 '광군제 대박'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로봇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의 승리로 봐야 한다. 이날 알리페이를 이용한 모바일 구매 비율은 90%를 차지했고, 주문량은 14억8000만건, 배송 물량은 8억1200만건에 달했다. 초당 32만5000건의 주문과 25만6000건의 지불 결제가 시스템 정지나 오류 없이 진행됐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거래에서 생성된 데이터 처리를 위해 시간당 10만대의 서버가 가동됐다고 하니 알리바바의 엄청난 정보처리 기술과 데이터 관리 능력을 짐작할 만하다.

몰려드는 주문량과 배송량을 감당하기 위해 AI와 로봇을 활용했다. AI 시스템 '루반'이 고객 쇼핑 히스토리를 분석해 56억여 개의 개인 맞춤형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챗봇이 고객과 상담을 하고, 200여 대의 로봇이 포장과 운송에 투입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중국 전역의 10만개 오프라인 상점을 스마트 스토어로 변신시키고 온라인 할인 가격을 적용하는 등 온·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한 신유통전략도 선보였다. 이는 2015년부터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에 눈을 돌리고 투자한 마윈 회장의 혁신과 도전이 결실을 거둔 것이라 할 만하다.

매년 광군제 대박 소식을 들을 때면 우리의 꽉 막힌 유통산업 현실이 떠올라 씁쓸하다. 특히 중국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전자상거래를 결합해 저만큼 앞서가는 것은 정보통신기술(ICT) 세계 최강인 우리에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광군제에서 한국산 제품 판매 순위가 5위로 오른 것에 만족할 때가 아니다. 내수시장이 작다고 비관할 일도 아니다. 광군제도 전 세계 225개국의 소비자들이 열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나.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무대 삼아 유통혁신에 나서야 하고, 정부도 적극 지원할 때다. 성공의 키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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