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선 원장의 한약 이야기
마황은 에페드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항알레르기 작용, 기관지 염증 및 기관지 평활근 경련에 의한 기침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부비동염, 기관지 천식,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 알레르기·호흡기 질환에 빠질 수 없는 한약재다. 현대의학에서는 마황에서 추출한 에페드린을 거담제·이뇨제·기침약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일본 한방의학에서는 마황 분말을 처방하는데, 주로 기침·콧물·코막힘·호흡곤란·관절통에 응용되고 있다.
마황을 복용한 후에는 땀이 일시적으로 많이 나는 경우가 있다. 근데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땀으로 수독을 빼내 알레르기 체질을 건강 체질로 바꿔주는 과정이다. 이를 호전 반응 또는 명현이라고 한다.
한편 마황을 단독으로 쓰면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 마황을 곱게 갈아 환을 만들어 하루 3회 복용하면 살 빼는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단 소음인은 주의해야 한다.
이런 마황의 특성을 활용해 만든 대표적인 약이 ‘소청룡탕’이다. 소청룡탕은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천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소청룡탕은 중국 후한 시기부터 해소 천식과 각종 감기에 사용했으니 2000년이나 사용된 오래된 약이다. 후한 말기에도 창사 지방의 태수 장중경이 쓴
『상한론(傷寒論)』을 보면 내부에 수독증이 있어 코 질환이 있거나 기침을 하는 환자에게는 소청룡탕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다. 보통 소청룡탕에는 여덟 가지 약재가 들어가는데 마황·계지·감초·반하·건강·세신·오미자·백작약 등이다. 이 중 마황은 가래를 삭히고 이뇨 작용을 하며 기관지 확장을 돕는 성분이 있다. 반하는 기침을 억제하며 가래를 제거하고, 계지는 혈관을 확장하며 몸을 풀어준다. 감초는 긴장된 폐를 풀어주고, 건강은 몸을 따뜻하게 한다. 알레르기가 많은 태음인에게 이들 약재가 들어간 소청룡탕에 금은화와 행인을 더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소청룡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마황이다. 마황은 앞서 말했듯이 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자율신경을 흥분시키므로 많이 복용하면 경련을 일으키고 극도의 불면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사용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청룡탕은 예로부터 약효와 안정성이 확립돼 특별한 부작용은 없지만 소화불량·식욕부진·무기력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간혹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앞서 말한 소음인에게는 불면증·식욕부진·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고 무력감도 올 수 있다. 노인의 경우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커피를 마시고 잠이 오지 않는 사람도 마황을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도 체질과 병·증상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처방받는 것이 좋다.
영동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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