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구 중 28%…대세 된 1인 가구
싱글족 노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
1인 가구는 사회적 다수이자 소수다. 사회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는 스스로 자신의 노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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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부부와 가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나도 이런 혼밥족·혼술족이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테이블을 점유할 수 있는 식당은 많지 않다. 혼자 살 만한 소형 주택은 수요가 부족한 데 중대형 아파트는 미분양 걱정을 할만큼 넘쳐난다. 우리 사회의 인구 정책이 혼인관계를 우선 상정해 두고 저출산 타개에만 초점을 맞췄기에 벌어진 일들이다.
여전히 결혼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꼭 해야 하는 것이며 일단 결혼을 했다면 생물학적 이상이 없는 한 아이는 낳아야 하는 것이라는 통념이 변치 않는 이상 싱글족은 아무리 다수여도 이 사회에서 영원히 소수로 남을 거다. 아무도 나의 노후를 돌봐주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보호받지 못한 채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확률도 크다는 의미다.
아직은 젊기에 그런 이슈는 전혀 신경도 안 쓰인다고? 그럴 수 있다. 결혼 계획 없고, 월급은 들어오는 족족 모조리 소비하며 사는 나 역시 그랬다. 본격적으로 ‘싱글의 노후’에 대해 다룬 책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 표지 |
하지만 ‘이번 생은 글렀어’하고 책장을 덮어버리기엔 찜찜했다. 아직 30대인 내게 40대, 그리고 50대, 아니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될 그날 역시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일단 자신의 경험부터 풀어낸다. 월세 방부터 시작해 내 명의로 된 ‘내집’ 마련에 성공하고, 돈 모으는 재미에 빠지게 된 일화를 들려준다.
그 이후에는 도대체 미래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가계부 쓰는 법,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사용법 등 기초 정보서부터 한 채에 2000만원을 남기는 부동산 투자 법, 연금과 보험 상품을 고르는 법까지 소상히 알려준다. 앞으로 혼자 살 계획이라면 친구를 많이 사귀고 주치의를 꼭 두라는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내가 생각지 않았던 미래를 앞서 고민해 준 선배 싱글녀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가 아니라 ‘닭고기 스프를 늙어서도 사먹기 위한’ 재테크 에세이집이라고 이 책을 재규정해본다. 중앙일보 스타일 담당 기자인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던 중에 결혼에 성공해버렸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이다.
어찌됐든 저자의 위로에 힘입어 재테크 문맹이었던 나는 오늘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을 기웃거린다. 혼자 사려면, 돈이라도 있어야하므로.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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