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장고 들어간 靑… 임종석 "의혹 예단 안 해"

田 수석, 측근 3명 구속에 침묵 일관 / 靑내부 “수사 지켜보자” 분위기 우세 / 일각선 “본인이 결단 내려야” 의견도 / 野, 운영위서 ‘文정부 도덕성’ 맹공격 /한국당 “정권에 부담 작용” 사퇴 압박 / 교문위 국감 중인 게임물관리위원장 / "田 수석 게임 농단 관련 있다 한 적 없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거취를 놓고 청와대가 장고(長考)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10일 전 수석의 전 보좌진 등 3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말을 아끼며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 수석은 지난 7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어떤 불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이후 이번 수사와 관련한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무수석실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뒷줄)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이제원 기자

청와대 내부에서는 전 수석 혐의가 확인되지도 않은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이지만 ‘전 수석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 수석이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현 단계에서 거취표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며 “각 주장을 하는 구성원들의 생각 차이가 크다”고 기류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수석이 직접 입장을 표명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쪽은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 내용만으로도 도덕적 우위를 자부하는 현 정권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다른 주장을 펴는 쪽은 전 수석의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거취를 거론하는 일 자체가 전 수석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 수석 보좌진 비리사건의 불똥은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예산 심의로 튀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이번 비리사건을 고리로 문재인정부의 도덕성을 공격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전 수석이 새로 출범한 정권에 주는 부담이 있는데,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 수석의 사퇴를 압박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이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결단을 압박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전 수석과 관련해서는 ‘관계된 것이 없다’는 언론에 발표된 내용을 똑같이 확인하고 있고, 현재는 예단하지는 않고 있다”며 “청와대 직무와 관련해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 본인의 직접 관련성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청와대 내부의 권력암투설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럴 리 없다. 그런 문제 없이 대통령을 보필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전 수석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저는 그분(전 정무수석)이 게임 농단에 관련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교문위 국감에서 ‘게임업계 농단’을 거론하며 “모 정치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의 횡포 등이 게임 농단의 원인”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전 정무수석을 독립적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당시 전병헌 의원실로부터는 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여 위원장은 “과거 히스토리를…(얘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친척을 빙자한’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서도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발 수사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청와대도 전 수석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모양”이라며 “검찰에 알아보기도 조심스러워 다들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김달중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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