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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미리 보는 첨단 스마트 올림픽 | 홀로그램 국제통화·증강현실로 길 안내 IT강국 면모 과시해 전략 수출 상품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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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 K-ICT 올림픽’으로 규정하고 각종 미래 기술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5G, IoT,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AI 등이다. 조직위는 세계인의 눈이 집중될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해 향후 국제경기 개최국 등에 전략 수출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을 수놓을 신기술의 향연은 어떤 모습일까.

▶1초 만에 1GB 내려받는 5G

▷4G LTE보다 40~50배 빨라

평창올림픽을 스마트 올림픽으로 만들 밑바탕은 대용량 콘텐츠를 매우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5G 기술이다. 5G는 4G LTE보다 속도가 40~50배 빠를 뿐 아니라 1㎢ 반경 내에 100만개 이상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초고속 통신이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 광화문,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까지 올림픽 관광객이 이용하는 장소 어디에서나 전례 없이 빠른 속도의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히 통신 속도가 빨라지는 것 외에도 일반 영상보다 데이터양이 훨씬 많은 가상현실 체험과 초고화질(UHD) 영상을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5G의 강점이다.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KT는 지난 10월 12일 영동고속도로 내 대관령 1터널에서 주행과 동시에 끊김 없이 빠르게 영상을 전송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5G를 이용한 실시간 홀로그램 국제통화도 기대해볼 만하다.

실시간 홀로그램은 좁은 대역의 주파수로 넓은 통로를 확보해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지난 4월 KT는 미국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이용한 홀로그램 국제통화에 성공했다.

평평한 화면을 보며 통화하는 것을 넘어 입체적인 영상을 보며 통화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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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등 IoT 시대 성큼

▷수소전기차 운행…훈련 돕기도

평창올림픽 경기장 주변에 설치될 5G 시범망은 자율주행차들이 마음껏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현대·기아차와 KT가 합작한 5G 자율주행버스는 5G망을 바탕으로 장애물과 다른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올림픽 기간에 경기장 주변을 운행해 일반인에게도 시승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이동 중 대용량 3차원(3D) 영상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현대·기아차는 개막 시기에 맞춰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구간에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을 시연, 국민적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물인터넷 기반 다양한 개인 편의 서비스도 이뤄진다. 선수와 관람객들이 공항에서부터 경기장까지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증강현실을 이용한 길 안내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IoT 기술이 적용된 첨단 빙상장비로 선수들의 훈련도 돕는다. 가령 돌을 밀어 빙상 위 정확한 위치에 놓는 컬링의 경우 돌의 이동 속도와 움직임, 이동 시간 등을 정밀 분석해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알려준다. 봅슬레이·루지 종목에선 아이스체임버(빙상장비 성능 검증기)를 통해 썰매의 날이 무딘 정도, 칼날의 힘, 빙판과의 마찰력 등을 분석해준다. 오상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장은 “국내외 선수와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해본 결과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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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내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VR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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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VR로 생생하게 경기 관람

▷AR 앱 이용하면 길 찾기 ‘문제없어’

VR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천공항에 ‘ICT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선보일 ICT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봅슬레이 경기를 VR로 즐길 수 있다. 진짜 봅슬레이 썰매처럼 꾸며진 기계에 올라타 VR 헤드셋을 쓰면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경기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핸들을 이용해 방향을 조절할 수 있고 코너를 돌거나 경사를 내려갈 때 흔들림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월 말엔 평창 ICT 체험관, 12월엔 강릉 IoT 스트리트, 내년 1월엔 강릉 ICT 홍보관 등 VR을 포함한 ICT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체험존을 마련했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선 봅슬레이뿐 아니라 루지와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조합한 종목) 등 더 다양한 종목을 VR로 체험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로 체험 공간이 매일 북적인다. 단체 관광객도 하루에 2~3팀 정도 방문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림픽 기간 중엔 KT가 인텔과 협력해 경기를 VR 영상으로 중계한다. 안방에서도 현장에 직접 간 것처럼 생생하게 올림픽 경기를 감상할 수 있다.

AR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도 눈에 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R 길 안내 앱을 준비 중이다. 앱을 켜면 스마트폰이 위치를 인식해 이용자 눈에 보이는 장면을 화면에 띄운다. 이어 화면 위에 화살표가 투영돼 길을 안내한다. 중간중간 음성으로도 길을 알려준다. 이를 이용하면 북적이는 경기장 안에서도 헤매지 않고 관람석이나 편의시설 등을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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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할 로봇 ‘퓨로’.


▶평창올림픽은 AI 올림픽

▷안내 로봇·통번역·콜센터까지

평창올림픽에선 외국인이 갑자기 말을 걸어와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한국어로 얘기하면 인공지능(AI)이 알아서 통역을 해주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공식 통번역 앱으로 지정된 ‘지니톡’ 덕분이다. AI를 활용한 통번역 기술은 올림픽 기간 동안 언어장벽을 크게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니톡은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29개 언어를 지원한다. ‘머신러닝’ 기술을 탑재해 AI 스스로 통번역 결과를 평가하고 학습하면서 정확도를 높였다. 일상생활 관련 대화는 90% 정도 인식·번역이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역 방식도 보다 세련되게 바뀌었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헤드셋을 이용해 통역할 수 있다. 헤드셋을 쓰고 말을 하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음성을 인식하고 통역해 상대방의 헤드셋에 전달한다.

AI가 탑재된 로봇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로봇산업진흥원은 LG전자, 퓨처로봇, 레인보우, 유진로봇, 로보프린트, 아이로 등을 ‘2018 평창올림픽 로봇 지원 사업’ 참여 기업으로 선정했다. 각각 올림픽 홍보, 안내, 이벤트, 서비스 분야 로봇을 개발해 공급한다.

퓨처로봇은 지니톡을 탑재한 통번역 안내 로봇 ‘퓨로’를 들고나왔다. 사람 형태 로봇인 퓨로는 평창올림픽을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들고 있는 퓨로는 사람이 다가오면 카메라로 이를 알아차리고 스스로 멈춘다. 외국인 음성이나 디스플레이에 외국인이 입력한 글자를 인식해 통번역과 안내를 해준다. 말하는 사람의 성별을 구분해 성별에 따라 적합한 정보도 제공한다.

LG전자도 AI 기능이 있는 안내 로봇을 선보인다. 4개 국어 음성인식이 가능하며 로봇 활동 지역을 지도 데이터베이스(DB)에 담아 방문객의 길 안내 서비스도 제공한다. 위치와 사람 인식 센서를 탑재, 에스코트하듯 길 안내를 할 수 있다.

AI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각종 경기 정보 제공이나 길 찾기 문의, 민원 등을 전화로 처리하는 ‘AI 콜센터’도 운영한다. AI가 사람 음성을 인식해 간단한 질문에 대답함으로써 상담사 일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평창올림픽에서는 각종 스마트 에너지 관련 기술이 대거 도입된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제너럴일렉트릭(GE)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EMS)을 통해 전력 공급을 종합적으로 제어·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EMS는 전력 공급 모든 과정에서 전력의 과부하, 공급 불안정 등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신속히 진단하고 해결하도록 돕는다. 주요 시설 전력 사용량과 공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

VR로 동계올림픽 종목 맛보기

고글 끼고 봅슬레이 체험 눈앞에 얼음 활주로 쫙

평창동계올림픽에 적용될 각종 첨단기술은 서울, 강원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일반인도 직접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마련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스키, 봅슬레이, 루지 등 올림픽 종목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해봤다(사진 참조).

가장 먼저 체험해본 것은 스피드스케이팅. VR 고글을 착용하고 1분간 전속력으로 스케이트를 구르면 아웃코스와 인코스를 번갈아가며 앞으로 질주하는 느낌이 든다.

다음엔 같은 VR 고글을 착용한 채 봅슬레이에 올랐다. 안전벨트와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양쪽 레버를 확인하고 선수처럼 자세를 잡으면 썰매가 얼음 활주로를 빠르게 활강한다. 체감 활강 속도는 시속 135㎞. 가속도가 무섭게 붙는다. 방향 조작이 조금만 서툴러도 썰매가 확 기울거나 폭 1.5m인 활주로에 충돌하기 일쑤라 몸통을 이리저리 기울여 중심을 잡아야 한다. 가까스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자 관중들이 뜨겁게 환호를 보낸다. 똑같이 화답하는 손에는 진땀이 맺혀 있다. 정말로 올림픽 출전 선수가 된 기분이다.

“봤어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선배와 안내 직원에게 봅슬레이를 타던 모습이 짜릿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의 표정이 영 떨떠름하다. 실제 경기 중인 것처럼 심하게 덜컹거린다고 생각했던 봅슬레이는 VR 고글을 착용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보기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 결국 VR 화면을 통해 경기를 실감 나게 체험한 기자만 온몸을 배배 꼬아가며 ‘난리 블루스’를 춘 셈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스키, 봅슬레이, 루지, 바이애슬론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스포츠를 VR 기술을 통해 접한 건 아깝지 않은 경험이다. 다만 덜컹거리는 썰매 위에서 볼록렌즈를 가까이 봐야 하다 보니 금세 어지럼증이 느껴지는 건 여느 VR 고글의 단점과 마찬가지다.

인터뷰 | 오상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장

버스 차창에 경기장 정보 투사 “최첨단 ICT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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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장은 평창올림픽을 ICT 올림픽으로 만드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만큼은 그 어떤 올림픽보다 훌륭하게 준비 중이다”라는 그에게 평창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

Q 올림픽 기간에 운행될 자율주행차는 무엇인가.

A 5G 통신기술을 이용한 자율주행버스와 자율주행승용차 7대를 운행할 것이다. 차 안에서 밖을 보면 특수 제작된 디스플레이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에 대한 정보들이 증강현실로 제공된다. 가령 차가 경기장 옆을 지날 때면 경기장 정보가 차창에 뜨는 식이다. 홀로그램 영상도 특수 안경을 끼지 않고 볼 수 있다. 또 차 안에선 5G 속도로 통신이 되는 만큼, HD급 이상 고품질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Q VR 서비스는 어떻게 제공하나.

A 경기 장면당 최소 3~6개 이상 카메라를 투입해 360도 촬영을 실시한다. HMD(VR 헤드셋)를 통해 보면 시청자가 경기장에 온 것처럼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둘러볼 수 있다. VR 서비스는 리우올림픽 때도 제공됐지만 제한적으로 활용됐다. 평창올림픽에선 훨씬 더 많은 종목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Q 그 외 ICT 평창올림픽 준비에 공을 들이는 부분은.

A 조직위 차원에서 6000여대의 무선 중계기를 설치해 기가급 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를 전 경기장에서 제공한다. 또 5G를 이용한 신기술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민간 기업들과 협업하며 준비하고 있다.

[노승욱·강승태·정다운·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2호 (2017.11.07~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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