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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탈원전, 두산중공업 넘어 두산·두산건설도 부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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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정부의 탈원전 정책 본격화로 두산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원전을 만드는 주력 계열사 두산중공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두산이나 두산건설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전날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기존 목표주가는 2만4000원이었다.

유안타증권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는 2만4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크게 낮췄다. 삼성증권(2만1000원→2만원), DB금융투자(2만4000원), 하이투자증권(2만6000원→2만3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단 한국투자증권은 매수 의견과 기존 목표주가 2만5500원을 유지했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을 내린 지난달 20일부터 13% 이상 하락했다. 7일 오전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양상이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 당장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이라는 악재는 피했지만, 현재 계획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는 등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이 본격화되면서 중장기적인 성장성이 낮아지게 됐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정부의 강경한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위기를 맞았다”면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로 단기 수익 예상에는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원전 축소에 따른 대안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다는 의견이다. 성 연구원은 “해외 플랜트 시장은 내년부터 회복이 예상되지만 경쟁 심화로 수주와 고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렵다. 미래에 대한 대안이 명확하지 않다면 주가 회복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산중공업은 그룹 내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주력 계열사다. 사업기반 약화는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그룹 주력사인 두산중공업의 재무여력 약화는 계열사 지원주체로 역할이 집중되는 두산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원주체의 능력 감소로 인해 두산건설의 신용도 역시 하방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그룹 전반의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의 주가 역시 공론화위원회 발표 이후 8%가량 떨어졌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비율은 5.5%로 30대 그룹 평균 8.1%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두산만 놓고 보면 23.2%로 매우 높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내부지분율도 각각 73.7%, 48.3%로 30대 그룹 평균 60.6% 대비 현저히 높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두산의 영업이익 중 배당금, 로열티, 정보통신 부문 등 계열사로 인해 발생하는 비중이 74.6%를 차지한다”면서 “계열사로의 자금 지원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두산의 신용도는 계열 전반의 신인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고 했다.

두산그룹은 2009년에 두산을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나 2015년에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지주비율)가 자산총액의 5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요건을 채우지 못해 지주회사에서 해제됐다. 두산은 면세점 등 자체 사업도 하고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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