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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전희경 "靑 주사파 장악" 지적에 임종석 "가장 큰 모욕" 반박…靑 국감서 여야 고성·막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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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대한 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주사파가 청와대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임종석 비서실장은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반발해 양측간 고성이 오갔다.

전 의원은 질의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주장하며 "주사파, 전대협이 장악한 청와대의 면면 실력을 봤다"며 임 실장을 비롯해 전대협 의장단 출신 청와대 비서진 이름을 일일이 거론했다. 전 의원은 "청와대가 전반적으로 한 축으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말끝마다 트럼프 방한을 운운하는 게 얼마나 이율배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임 실장이 과거 의장을 맡았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언급하며 “전대협 강령과 회칙을 보면 ‘미국에 반대하고 외세에 부당한’ 등등 민족과 민중에 근거한 진보적 민주주의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에 들어간 전대협 인사들이 이같은 사고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런 인사들이 트럼프 방한에 때 맞춰 반미운동한다는 사람들과 뭐가 다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전 의원은 또 “전대협에서 이야기한 진보적 민주주의는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판결의 주요 이유였다. 이것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것”이라며 “이런 것에 대해 전혀 입장 정리도 안된 분들이 청와대 내에서 일하니 인사참사가 나고, 커피 들고 치맥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닌데 그런 거 한다고 안보, 경제 하나도 못 챙기는 것”이라고 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대해서도 "전대협 사고방식과 다르지 않다"며 "발언 내용을 보면 북한의 대변인이지, 저게 우리나라 대통령을 보좌하는 특별보좌역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냐"고 했다

그러자 임 실장은 “매우 모욕감을 느끼고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임 실장은 “5·6공화국 때 정치 군인들이 광주를 밟고 민주주의를 유린할 때 의원이 어찌 살았는지 살펴보진 않았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과 삶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다. 의원이 그 정도로 말씀할 정도로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했다.

임 실장은 이어 “그게 질의인가. 매우 유감”이라며 “국민의 대표답지 않게 질의하니까 그렇다. 충분히 국회를 존중하고 저도 최선을 다해 인내하며 답변해 왔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나”라고도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역시 "전 의원 질의에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문정인 특보는 특보일 뿐이고, 개인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을 보셨느냐"며 선을 그었다

이에 여야 의원들도 공방을 벌이면서 국감장에선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한국당 간사인 김선동 의원은 임 실장 발언에 대해 "무서워서 의원을 해먹겠느냐, 심각한 국회 모독 행위"라며 임 실장의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

같은 당 정용기 의원도 "청와대에 전대협 주사파가 전부 들어가 있는데, 이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전향했다고 밝힌 사람이 있느냐"면서 "청와대 기관 증인이 그게 질의냐는 이런 식의 수감 태도를 보인다면 더 이상 국감을 할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임 실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 의원은 또 “청와대에서 국감을 받는 태도가 참으로 오만방지하기 이를데 없다. 임 실장의 답변 태도가 얼마나 오만에 취해 있는지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줬다”고 했다.

당사자인 전 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국민 대다수 불안에 해명을 하면 되는데, 당신은 그때 뭘 했느냐는 비이성적 반응이 나오느냐. 그게 청와대 비서실장의 수준이라고 인식해도 되겠느냐"고 거듭 몰아붙였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1980년대 군사독재시절에 어떻게 살아온지 모르겠으나 이런 표현 정도로 문제삼는 건 과하다”며 “(공무원이) 그 직에서 잘하는지 따지는게 국감인데 서로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같은당 김경수 의원도 "지난 역사에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씌워진 '빨갱이'라는 망국적인 색깔론 공세가 또다시 이 국회 국감장 의정단상에서 난무하는 데 대해 대단히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저 역시 살면서 겪은 가장 큰 모욕이었다"면서 "아무리 국회라고는 하나 의원님들은 막말씀을 하셔도 되고 우리는 앉아있기만 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임 실장은 다만 “국감하는 데 운영에 누가 된 데 대해선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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