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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기소 뉴스 보며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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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30일(현지시각)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한 '러시아 스캔들' 첫 기소 뉴스를 오전 내내 백악관 관저에서 TV로 지켜보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계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 백악관 밖 핵심관계자 등 20여 명을 인용해 '트럼프, 관저 위층에서 TV를 켜놓고 러시아 기소에 대해 화를 내다'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이 트기 전 기상해 백악관 본관 3층에 위치한 관저에서 '러시아 폭탄'을 기다리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백악관 집무동 직원들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TV를 켠 채 비평가와 법조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등이 나오는 관련 뉴스를 시청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와 혐오의 감정 상태’에서 뮬러 특검의 첫 기소 소식을 견뎌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사에게 거듭 전화를 걸었고 방송뉴스의 해설을 주의 깊게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캠프 좌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가 연방수사국(FBI)에 출두하는 생방송 영상을 지켜봤다. 이후 오전 10시 28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내통은 없다"고 올렸다. 매너포트와 캠프 선대위 부본부장이었던 리처드 게이츠 등 기소된 2명의 주요 혐의가 자신의 대선 캠프를 맡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몇 분 뒤 제3의 기소 대상으로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고문을 지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가 FBI에 거짓 진술을 했다며 유죄를 시인한 법정 문서가 공개됐다. 파파도풀로스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를 연결하려 했던 자신의 움직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WP는 파파도풀로스의 혐의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관계자 간 지금까지 드러난 연계의 가장 분명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월요일 분노는 그와 소통하는 이들에게조차 뚜렷했으며 백악관은 전례가 없던 피로와 두려움의 분위기였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지난해 대선 캠페인을 넘어 금융 관련 문제로 확장돼 자신과 가족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점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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