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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지방은행 거듭난다] ‘우리도 한다’ 지방은행 핀테크·해외사업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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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야 개발하면 되고 해외야 나가면 되지

최근 국내 금융기관이 앞다투어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들도 행보에 동참했다. 지역 간 경계가 없는 핀테크의 장점을 이용해 시중은행과 맞대결하겠다는 의도다. 이들은 핀테크 시장진출도 모자라 해외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수익 창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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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의 'DBG 바이오 ATM'. 사진=대구은행


대구은행의 'DBG 바이오 ATM'. 사진=대구은행 “핀테크 까짓 것, 우리도 한다!”

DGB대구은행은 통장과 카드 없이 손바닥 정맥정보로 자동입출금기(ATM) 거래를 할 수 있는 ‘DGB 바이오ATM’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대구은행이 선보인 ‘DGB 바이오ATM’은 은행 영업점에서 손바닥 정맥 정보를 등록해두면 통장이나 카드가 없어도 바이오ATM을 통해 입ㆍ출금과 송금 등의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한ㆍ국민ㆍ우리 등 일부 시중은행이 같은 방식의 생체인증 기술을 도입하긴 했지만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이 처음이다.

대구은행은 현재 대구 수성구 본점 영업부와 시지지점, 상인역지점에 정맥인식 ATM기를 설치해둔 상태다. 대구은행은 총 50여대를 추가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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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썸패스 앱 작동 모습. 사진=부산은행


대구은행이 바이오ATM을 출시한 지 며칠 뒤, 이번에는 BNK부산은행은 카드를 발급받지 않고도 스마트폰 기반 실시간 결제를 할 수 있는 ‘썸패스(SUMPASS)’를 출시했다.

썸패스는 계좌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다. 부산은행 전용 앱인 ‘썸뱅크’에 결제계좌를 등록하고 각 가맹점 QR코드를 썸뱅크 앱으로 스캔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등록된 가맹점 계좌로 즉시 이체해 결제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카카오뱅크 등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일명 ‘앱(응용프로그램) 투 앱’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특히 부산은행은 챗봇, 생체 인증 분야 등 총 6개의 핀테크스타트업을 지원하며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함께 계열사인 BNK경남은행은 전자금융 가입 서비스ㆍ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 서비스 등의 시행으로 이미 대부분 금융서비스에 핀테크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경남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14종에 이른다. 경남은행은 토스, 페이나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에 이어 지난 4월에는 홍채 등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삼성패스를 간편결제 서비스로 도입했다.

JB금융그룹의 JB광주은행은 지난 1월부터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쏠쏠한 개인신용대출’을 통해 비대면 거래를 강화하고 있다. 이 상품은 스마트뱅킹 앱을 통한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한도조회가 가능하고 영업점 방문 없이 5분 안에 대출 신청에서 입금까지 완료할 수 있다.

JB전북은행도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자사 상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의 간편송금 앱 토스 전용대출상품, 핀테크 업체 아이벡스랩의 소상공인 대상 소액간편대출과 매출담보대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지주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제주은행은 기존 스마트폰뱅킹을 전면 개편해 새로운 모바일뱅크인 ‘J뱅크 플러스(JBank Plus’)를 지난 10월 17일 출시했다. J뱅크 플러스는 기존 스마트폰뱅킹의 복잡한 화면구성에서 단순한 화면구성으로 쉬운 금융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은행은 J뱅크 플러스를 기점으로 더욱 강력한 핀테크 기술을 계속해서 연구ㆍ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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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이 인수한 프놈펜 은행. 사진=전북은행


시중은행만? 우리도 한국이 좁다 “나가자 해외로”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여신전문 특수은행인 ‘캠캐피탈 은행’을 인수한다고 최근 밝혔다. 캠캐피탈 은행은 지난 2009년 설립돼 캄보디아 프놈펜에 5개 지점이 영업 중이며, 약 260명의 직원이 재직하고 있다. 나름 규모가 큰 회사다.

대구은행의 해외 진출은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호치민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대구은행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110여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OCB은행과 금융ㆍ기업정보 교류, 직원 교환연수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지난 2012년 12월에 중국 상해지점 개점한 것을 비롯해 2016년 12월 라오스에 DGB캐피탈 자회사인 DLLC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신흥 시장으로 1970년대 중반의 대한민국 경제발전 초기 단계와 유사한 성장경로를 보이는 곳이다. 게다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USD)를 사용해 환 리스크와 외국 자본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은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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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이 인수한 캠캐피탈. 사진=캠캐피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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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은 지난해 8월 지방은행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며 호치민에 지점을 개설했으며 올해 2월에는 하노이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부산은행은 지난 2012년 중국 칭다오에 첫 영업점을 세우고 미얀마, 인도 등에 지점과 사무소를 잇달아 개설,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계열사인 BNK캐피탈도 캄보디아와 미얀마, 라오스 등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소액대출 영업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현재 BNK금융그룹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추가 진출을 위한 조사ㆍ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B금융그룹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광주은행은 최근 중국 강소성에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아 연내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전북은행도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 인수를 마치고 영업에 들어갔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총자산 5000억원, 직원 200여명 규모로 캄보디아 주요 거점도시에 14개의 지점을 보유한 은행이다.

특히 전북은행은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해외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평균 해외이익 비중이 26.3%인 것을 고려하면 시중은행 이상으로 해외진출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장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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