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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교수의 '고막 파열' 폭행에도 속앓이만 하는 전공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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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융 / 前 평택경찰서 서장, 손정혜 / 변호사

[앵커]
부산대병원 교수가 2년 동안 전공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무려 11명이라고 해요.

[인터뷰]
그런데 피해가 굉장히 큽니다. 어느 분은 고막이 파열되기도 하고, 심각한, 그리고 사진을 보면 거의 피멍 수준이에요.

그래서 이것을 단순히 한두 대 때렸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피해가 있고 드러난 피해자만 해도 11명이라고 하니까 사실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피해자가 엄청날 수 있다라는 부분이고. 저렇게 병원에서 폭행이 이루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사건이 벌어졌는데 받은 징계는 정직 3개월입니다. 지금 피해자들과 다른 여러 가지 전공의, 이런 분들은 파면, 해임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지속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데 지금 병원에서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사항입니다.

[앵커]
학교 안에서도 폭행이 이루어졌었고 또 회식자리에서도 폭행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저런 폭행이 발생한 건가요?

[인터뷰]
이 병원의 조직 구조가 교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펠로가 있고 레지던트가 있고 인턴이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생각할 때 아마 도제식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너희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인데 그렇게 소홀히 해서 되겠느냐 해서 제가 볼 때는 아마 관행적으로 내려오는, 자신들은 폭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때리는 사람은. 그리고 맞는 사람도 이렇게 내가 배워야만이 나중에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다룰 수 있다, 그렇게 했을 것 같은데 이것이 문제는 뭐냐하면 때려서 사람을 가르친다는 거죠. 사람을 때려서 가르치면 이 사람도 의사 아닙니까?

환자를 대할 때 그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러한 관행을 제가 볼 때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동안 이 피해자들이 이 부분을 숨죽이고 있었던 이유라고 하면 아무래도 취업에 방해가 될까 봐 또 그런 부분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이 일이 과거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부분 시정이 안 되는 게 뭐냐하면 이 의사 사회도 굉장히 좁은 사회입니다.

그래서 도제식으로 공부를 해야 되고 내가 여기서 이 수련을 마치지 않으면 다른 단계로 나가기 어려운데 여기서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가 혹시라도 이 조직사회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또 혹시 굉장히 어떻게 보면 완벽한 갑을관계거든요.

갑의 지위에 있는 교수나 이런 분들의 인맥을 통해서 나의 취업이나 미래에 대한 불이익을 줄 여지도 있고. 내가 여기서 이렇게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저 교수가 파면, 해임되는 게 아니라 내가 나가버려야 되는. 내가 그래서 수련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여러 가지 불이익한 부분을 걱정할 수밖에 없고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마찬가지로 이런 문화가 존재한다고 했을 때는 사실은 한 피해자 개인이 이런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로잡기는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사실 이건 단체의 힘을 빌려야 되고 전공의협의회라든가 페이닥터들의 단체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데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되는 것으로 보이고요. 워낙 문제가 심각했으면 대한의사협회가 폭행신고센터라는 걸 운영합니다.

폭행을 당하면 경찰서로 가야 하는데 경찰서에 신고를 못 하니까 대한의사협회에서 이런 센터까지 운영할 정도로 의사 조직사회에서 가르치면서 폭행하고 폭언하는 이 문화. 이게 비정상적이라는 걸 알고 인권의 문제라고 접근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터뷰]
인턴이 레지던트에 올라가려면 레지던트한테 잘 보여야 하거든요. 레지던트가 펠로로 가려면 펠로한테 잘 보여야 되고 펠로가 교수가 되려면 교수한테 잘보여야 되고. 그러다 보면 그 교수의 지시나 그러한 태도가 폭행적이라고 하드라마 그걸 받아들여야 된다는 문화, 이게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2년 동안 전공의 11명이 폭행을 당했던 사건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교수가 학교 내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이런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면 이런 도제적인 그런 스타일의 의사 양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평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교수의 말은 곧 법이요, 진리라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교수가 때린다 하더라도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만약 항의한다면 자기가 그다음 윗단계까지 올라갈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이걸 바꾸려면 오히려 시스템을 인턴이 레지던트를 평가하고 레지던트가 펠로를 평가하고 펠로가 교수를 평가하는 그런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병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 이런 게 어느 정도는 있죠?

[인터뷰]
저는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랐을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법조계는 일부 조직 문화가 검찰에서 폭언하고 이런 문제는 생겼지만 누군가가 전문적인 기술이나 이런 것들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으로 그걸 가르친다? 약간 상정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고요.

이런 문제가 만연하면 사실은 그 전체의 병원 분위기나 이런 것들이 좋지 않고 결국 피해는 환자들한테 올 수 있거든요. 폭행과 폭언으로 여러 가지 의료기술을 습득한 사람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면에 있어서는 분위기를 반드시 바꿔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폐쇄적일수록 사실은 외부에서 많이 개입을 해야 하거든요.

이 사건도 사실은 외부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외부위원들이 참여했으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해서 이 교수에게 중징계를 내렸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정직 3개월이면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우리가 이렇게 당하는 것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내가 저 교수한테 찍히기만 하지, 시정할 수 없다, 참고 넘어가자. 이렇게 해서 계속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문제는 사실 병원이든 어디든 가장 이것을 지휘, 감독하는 사람이 이것을 관리할 필요가 있고. 이런 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부주의하게 관리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최고 책임자가 징계나 처벌을 받는 구조. 그래서 중간 관리자들이 밑에 갑질이나 이런 것들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사실은 이게 형사사건화되지 않았거든요.

일반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였으면 폭력행위든 처벌에 관한 법률상에서 특수상해로 굉장히 엄하게 처벌될 수 있을 건임에도 불구하고 형사건으로 아무도 처벌을 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부분들은 사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을 가지고 병원에서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왜 형사사건으로 처리가 못 되는 거죠?

[인터뷰]
피해자들이 피해 진술을 안 하겠죠. 왜냐하면 내가 대학 교수를, 내가 몸 담고 있는 병원의 상급자한테 저 사람 처벌해 달라고 해서 경찰에 조사를 가는 것도 굉장히 꺼려질 것이고. 주변에서 회유가 굉장히 많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징계를 하는 데도 이 대학교수가 피해자들한테 회유하고 설득하고. 그게 피해자들한테 또 압박이 될 수 있었다라고 보이는데 그런 여러 가지 가해자를 오히려 두둔하는 이런 문화, 이런 것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적극적으로 저 사람 처벌해 주세요라고 하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이 교수는 지금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는데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 정도 폭행이면 어느 정도 처벌이 가능합니까?

[인터뷰]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이게 형사사건화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겁니다. 진단서도 제출 안 해요. 그러면 폭행죄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반의사불벌죄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수사가 제대로 안 되는 건데. 아마 제가 볼 때는 병원에서도 이걸 자꾸 외부에 안 알리는 이유가 병원의 평판이 나빠진다. 이것 때문에 아마 문제 제기를 안 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일반 사건이고 피해자가 강력히 원하고 끝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실형도 가능합니다. 피해자가 11명이고요. 고막 파열은 심각한 상해진단서가 나올 수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더군다나 이 정도 피멍이면 위험한 물건으로 때렸다는 거거든요. 몽둥이라든가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그럼 강력하게 처벌될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앵커]
어쨌든 지금 현재 폭행을 행사한 교수 그리고 전공의는 한 병원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위계질서를 잡기 위해서 또 훈육을 위해서 했다는 변명을 했지만 명백한 폭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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