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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홍종학 장관 후보자 "재벌은 암세포"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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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과 책에서 "재벌은 생체에 부담주는 암세포" 주장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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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홍종학(58) 전 의원이 과거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하면서 재벌 때문에 한국경제가 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의원은 2000년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신분으로 발표한 ‘재벌문제에 관한 두 가지 견해: 진화가설 대 암세포 가설’이라는 제목의 논문과 이듬해 펴낸 책 ‘한국은 망한다’를 통해 재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토해냈다.

그는 논문에서 “암세포의 뛰어난 자기증식능력이 생체에 부담이 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듯이 직접적으로 재벌에게 제약을 가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시장의 운용은 불가능하다”면서 재벌도 과거 사회제도의 산물이기 때문에 직접 제약을 가하는 것보다 사회제도 변화를 통해 자연 도태되도록 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한국의 외환위기를 촉발한 금융위기는 재벌의 도산에서 시작됐다”며 “한국 재벌 계열사는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나빠도 시장에 의해 퇴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재벌에 관한 한 시장의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홍종학 전 의원이 2001년 펴낸 책 '한국은 망한다' 표지.


홍 전 의원은 특히 재벌의 폐해로 중소기업 활성화 억제를 들었다. 그는 “재벌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여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거대 재벌이 형성되지 않은 대만에서는 수없이 많은 중소기업이 신설되고 잘못 경영되면 퇴출되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현상이 관찰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재벌의 사업확장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흡수합병 되거나 퇴출되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비중이 축소되었다”고 지적했다.

2001년 펴낸 ‘한국은 망한다’ 출간 직후 인터뷰에서도 “평상시 끊임없는 확장으로 중소기업을 몰락시키고, 죽어야 할 때 죽지 않고 끊임없이 자금을 끌어다 써 다른 기업에 피해를 주고, 결국 망할 때는 국가경제 전체를 휘청이게 한다는 점에서 재벌은 암세포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재차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하면서 “과연 세상에 진화된 것은 다 적자생존하고 좋은 것인가. 암세포는 자기만 좋게 그 생체에 해를 끼쳐 생체 자체를 죽인다”며 “재벌이라는 것은 이렇게 생존해왔지만, 우리나라 경제·사회에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함께 소멸하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재벌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사법부의 엄한 처벌을 요구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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