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가 전두환 정권 당시, 정보기관이 주도하는 이른바 '80 위원회'를 만들어 역사 왜곡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80 위원회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 등 그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했는데요, 사실이라면 군에 남아있는 5·18 관련 문건도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아 조사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1985년 6월 5일에 작성된 '광주사태 진상규명 관계 장관 회의'의 공식 문서입니다.
당시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청와대와 민정당 그리고 안기부를 비롯해 각 부처가 망라된 조직도가 나옵니다.
그 아래엔 실무위원회를 두고 안기부 2국장이 지휘하도록 했습니다.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같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과거 전두환 정권이 5.18 진상 규명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일명 '80 위원회'라는 자체 기구를 만들어 역사 왜곡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이건리 / 국방부 5·18 특조위원장 : 1988년 국회청문회 과정에서 실체가 알려진 '511 분석반' 이전에 이미 범정부 차원의 대응기구가 구성되고 운영됐다는 사실을 정부 문서를 통해서 확인하였습니다.]
특조위는 80 위원회의 활동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로 군에서 작성한 '광주사태 체험 수기'를 꼽았습니다.
1981년에 작성된 체험 수기에는 5·18 당시 계엄군이 '무릎 쏴' 자세로 집단사격을 했다는 등의 증언이 생생하게 적혀 있었지만, 80 위원회가 출범한 뒤인 1988년 수기엔 이런 내용이 빠지고 여러 곳에서 수정 흔적이 발견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군에서 보관하고 있는 5.18 관련 자료 전반에 왜곡된 부분이 많아 신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이건리 / 국방부 5·18 특조위원장 : 5·18 특조위는 한마디로 가짜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조위는 그러나 '80 위원회'가 5.18 관련 자료 취합과 백서 발간을 목적으로 출범했다면서도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나 실제로 백서를 펴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조위의 출범 목적이었던 헬기 사격과 전투기 출격 대기 의혹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내놓지 못한 채, 약 50명의 진술을 들었다고만 밝히는 등 진상규명 작업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습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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