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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5·18 당시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12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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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18기념재단 “5·18 수사 때 공수여단 지휘관 약도 확인”

교도소 수용자 “포크레인 작업 봤다” 제보와 일치 지점

“문화재 발굴 조사 방식으로 다음 주부터 발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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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북구 각화동 옛 광주교도소의 5·18민주화운동 당시 암매장 추정 장소(원으로 표시된 부분). 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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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때 공수여단 지휘관이 숨진 시민들의 주검 12구를 광주교도소에 몰래 묻었다고 진술한 암매장 추정지의 발굴 작업이 본격화된다.

5·18기념재단은 23일 브리핑을 열어 “광주시 북구 각화동 옛 광주교도소(2015년 일곡동 이전) 담장 밖 순찰로 인근 공터가 암매장지로 추정돼 이르면 다음주부터 발굴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암매장 추정 발굴 예정지는 80년 5월21일부터 옛 광주교도소에 주둔한 3공수여단 본부대장 김아무개 중령이 1995년 5월29일 서울지검에 출석해 약도를 그려 표시해 둔 장소다. 김 중령은 “5월23일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전남대에서 광주교도소로 호송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3명을 포함해 12구의 시체를 매장한 사실이 있다”며 “관을 사용하지 않았고, 가마니로 시신 2구씩을 덮고 묻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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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에 주둔했던 3공수여단 본부대장 김아무개 중령이 1995년 5월29일 서울지검에 출석해 약도를 그려 표시해 둔 장소 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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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 추정지는 가로 117m, 폭 3~5m 정도 규모이며, 지금은 아스팔트로 덮혀 있다. 5·18 당시 교도소 순찰로에서 약 3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수용자(재소자)들이 인분을 사용해 농사를 지었던 농장 사이에 있다. 정수만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은 “지난 19일 현장 조사 결과, 인근에 경비교도대 숙소 등이 지어졌지만, 추정지는 아스팔트만 덮혀 있을 뿐 그대로였다”며 “그동안 김 중령의 암매장 추정지 약도를 발견하고도 은폐 시도가 있을까 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곳은 특히 5·18 당시 광주교도소 수용자였던 최아무개씨가 암매장 추정 장소로 지목한 곳과도 일치한다. 최씨는 “보안과 옆 건물 3층 1급수 수용 공간에 수용돼 오후 6~7시면 모포를 털었다”며 “담장 밖에서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것을 보았다. 두 군데 지역이었는데 움푹 들어간 계곡처럼 내려오는 곳이었다. 당시 모범수들 사이에선 시신을 묻는 작업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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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재단은 23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추정지 발굴 추진 계획에 대해 히고 있다.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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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는 암매장했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군의 ‘광주사태 진상 조사’ 결과를 통해 광주교도소 안팎에서 민간인 2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희생자는 고규석씨 등 11명에 불과할 뿐 17명의 신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정된 행방불명자 82명 중 6명만 주검이 확인됐고 76명은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광주시 쪽은 “5·18 때 가족이 행방불명됐다고 모발 등 디엔에이 채취를 해 둔 숫자만도 130가족 295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다음주께부터 암매장 추정지에 대해 문화재 발굴 방식을 활용해 발굴에 나선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당시 공수여단이 주검을 묻은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이것을 다시 수습해 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며 “그러나 문화재 발굴 조사 방식으로 하면 어떻게 묻었고 어떻게 파 갔는지 등 그 이력까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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