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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안철수의 첩첩산중 통합행보...당내는 '분당', 바른정당은 '논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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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했다. 안 대표가 밀어붙이던 바른정당과의 통합 행보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 모두 반발이 나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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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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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호남 중진 의원들은 탈당ㆍ분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반대하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23일 라디오에서 “안 대표가 통합 쪽으로 동력을 모은다면 탈당할 수 밖에 없다는 의지도 밝힌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 생각을 들키는 기분”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합의되지 않은 정체성 변경은 분당을 야기할 것”이라고 썼다. 이상돈 의원은 “국감이 끝나면 상당수 의원이 ‘안철수 체제로는 더 갈 수가 없다’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비대위 체제 등을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안 대표 측의 통합 공세가 “무리했다”는 비판이 많다. 국민의당 호남 지역 한 지역위원장은 “안 대표가 아직 덜 익었다”며 “지역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한 지지도 많은데, 당내 공론화 없이 의욕만 앞서다 스텝이 꼬였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도 “통합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언론을 통해 먼저 접하게 된 의원들의 반발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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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내 자강파를 대표하는 유승민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추가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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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유 의원은 전날 “개혁보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며 “선거의 유불리만 따져서 그저 숫자와 세력을 불리기 위한 셈법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내 자강파인 하태경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파와 국민의당 통합파 모두 전당대회 전까지는 합당 논의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고, 진수위 최고위원도 “국민의당 쪽에서 나오는 통합 논의도 당의 미래에서 바람직 하지도 않고, 시점도 적절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당 내외의 반발에 안 대표도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감 후 내부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다만 유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저는 내부용 메시지로 알고 있다”며 통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안 대표는 당분간 당내 의원 등을 두루 만나며 의견 수렴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른정당과의 교집합 만들기는 양당 의원들 간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등의 의원 간 모임에서 하기로 했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야 양쪽 모두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만큼 그전까지는 당내 공론화 작업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공론화를 시작한다는 게 안 대표의 원래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따로 생각해놓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승민 의원, 분열의 정치는 그만두고 제대로 된 통합의 길로 가자’는 글을 올려 독자 노선을 강조한 유 의원을 비판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에게는 ‘갈 테면 가라’고 말하고, 자유한국당은 아무리 노력해도 통합할 수 없고, 국민의당은 안보관이 불분명해 안된다고 주장한다면, 누구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독선”이라고 했다. 남 지사는 이날 내년 지방선거 국민의당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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