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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안보와 경제 분리, 한미동맹의 이중성.."민간 경제 협력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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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제1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개최

내퍼 대사대리 "한미 FTA 교역 적자 심각, 시정 필요"

한국측 "한미 모두 혜택, 양국 시장 접근성 개선"

"미국산 쇠고기 혜택 본 주 상원의원 통해 로비도 방법"

한·미 동맹이 이중적 현실에 처해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안보에선 한배를 타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수입규제 조치와 같은 보호주의가 강화되면서다.

23일 외교부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공동으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제1차 한·미 민관 합동 경제포럼’에선 이 같이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민간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행사는 지난 6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이자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민·관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중앙일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1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서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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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축사를 통해 “한ㆍ미 동맹이 미국의 아시아ㆍ태평양 관련 외교정책과 안보 정책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미 관계는 여전히 강건하고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도 방한 때도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어 “한·미 FTA야말로 양국 경제 연계의 중요한 상징”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이 한국과의 교역에서 적자가 심각하며, FTA 체결 이후 적자가 2배로 불어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교역관계를 공정하고 균형 있게 만들기 위해 이런 문제의 시정이 필요하다”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회의를 통해 한·미 양자가 함께 모여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의 입장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지난해 410억 달러를 투자해줬고, 이를 통해 5만여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됐다”며 “굉장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조현 외교부 2차관은 “한·미가 2012년 FTA 발효 후 경제동맹으로, 다시 글로벌 가치 동맹으로 발전하며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공정경쟁과 일자리, 소득 주도의 성장과 혁신 성장을 추구하고 있고 미국도 조세 개혁과 인프라 확충,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FTA로 상징되는 교역 투자 관계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ICT(정보통신기술)와 보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한·미경제관계 현 주소 점검’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도 한·미 FTA는 화두가 됐다.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FTA 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대단히 물질주의적이고 보호주의적인 무역 정책을 추구하고 있고, 향후 2~3년 내에 돈키호테와 같은 방식으로 무역수지 적자 타개를 위한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의 위험성을 민간 분야에서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놀랜드 부소장은 “FTA 체결 이후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시장에서 대단히 큰 이익을 얻고 있는데 이 분야에 대한 재협상이 이뤄지면 미국의 쇠고기 수출이 큰 타격을 입는다”며 “캔자스·네브래스카·아이오와주 등 타격을 입게 되는 주의 상원 의원들이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 출신으로, 농업 분야의 민간 영역에서의 로비가 (한·미 FTA 재협상에)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한·미 FTA가 2012년 3월 발효된 이후 미국에 대한 한국의 투자가 굉장히 급증했지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그다지 많이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또 “한국 수입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 늘었고, 미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0.6% 늘었다”며 “이 수치를 비교해서 보면 한국과 미국 모두 혜택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TA 효과라는 것은 무역수지의 변화로만 측정할 수는 없다. FTA는 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했다”며 “한·미 정부와 민간 부문 모두 FTA의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고, 양국 간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많은 분야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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