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4 (화)

양대 노총과 만찬하는 문 대통령…목소리·자리 커진 노동계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전이던 지난 3월 26일 ‘문재인의 대구ㆍ경북 비전’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시의회를 방문했을 당시 민주노총 노조원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동계를 국정의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접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이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 양대 노총 대표자를 포함해 노동계 인사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겸한 만찬을 한다. 지난 7월 27~28일 대기업 총수 등 경영계와 호프 미팅을 한 이후 석 달 만에 노동계를 비슷한 형식으로 만나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재계와 대화를 할 때 예고했던 일정”이라며 “재계와의 대화도 있고 노동계와의 대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며 국회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처리가 안 되면 행정해석을 바꿔서라도 ‘근로시간 단축’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처럼 노동계의 요구와 문 대통령의 공약이 일치했던 부분에 관한 대화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때는 문진국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재계와 간담회를 할 때 참석을 하곤 했지만 별도로 청와대에 만찬 행사를 열지는 않았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할 당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상균 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노총과는 대립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21일 일자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노동계는 지난 두 정부에서 아주 철저하게 배제되고 소외됐다. 국정의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노동계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과 직접 관련 있는 정부위원회는 물론이고 노동과 직접 관련 없어도 간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또는 각계의 다양한 의견이 필요한 정부위원회의 경우에 양대 노총 대표를 위원으로 모시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기조에 따라 실제 문재인 정부에선 노동계의 목소리도, 자리도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한국노총 금융산업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의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용됐고, 각종 노동 현안에 관한 이해를 조정하는 노사정위원장(장관급)에는 문성현 전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위원장이 임명됐다.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에 내정돼 청와대에서 일하다가 철회된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1차관의 경우 청와대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지만 “노동계가 기업에 우호적이었던 안 전 차관의 임명을 반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에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장에 노동계 출신이 발탁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 출신의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각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으로 갈 것이란 소문이 돌았고, 실제 이들은 해당 자리를 뽑는 공개모집에 지원했다.

23일에는 감옥에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문 대통령과의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토론에 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