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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TF초점]'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 목소리 높이는 유승민…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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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최근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바른정당 내 통합파와 자강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그 속내는 무엇일까. /여의도=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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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최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통합 논의가 정치권 내 큰 화두로 떠올랐다. 바른정당 내에서 자유한국당의 통합을 추진하는 '통합파'와 그에 반대하는 '자강파'의 갈등 속에서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는 유승민 의원이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자강파의 수장격인 유 의원이 그동안 회의적이던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갑자기 큰 관심을 보이는 속내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이에 대해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과,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상황적으로 한국당과의 통합보다 더 낫다고 여긴 것이라는 분석 등이 나온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는 지난 18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격 회동하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유 의원도 19일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두 당의 통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에서 본래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에 동참하고자 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었다"라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에 통합 논의가 이어지면 한국당에서도 동참할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하면서 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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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바른정당에 적극적으로 통합 논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 또한 긍정적 견해를 거듭 밝혔다. /국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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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유 의원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수면 위로 띄우는 것에 대한 속내를 여러 가지로 분석한다. 공통적으로는 자강파의 입지가 좁아졌던 상황에서의 출구 전략이라는 견해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 제안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통합파와 한국당의 통합 논의에서 통합파가 한국당에 거의 조건 없이 복당을 추진했기 때문에 통합이 진행된다면 거의 '명분 없는 복당'이나 마찬가지였다. 돌아가봤자 아무 힘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대시해오면 상황이 달라졌다. '기회'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의 끼어들기로 제1당이 되는 것을 목표로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던 한국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있어서 이전과 달리 목소리를 더 낼 수 있게 됐다. 유 의원도 이걸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문제는 통합파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통합파 역시 뜻을 모은다면 한국당이든 국민의당이든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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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적극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통합 논의에 끼어들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신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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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정치평론가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 대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한국당과의 통합보다 더 괜찮은 카드'라며 역시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의 자강파가 한국당과의 통합을 원하는 통합파로 인해 완전히 쪼그라든 상태였다"라며 "그대로 있었다면 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반쪽 정당이 될 뻔했는데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유 의원에겐 상당히 잘된 부분"이라고 견해를 내놨다. 신 교수는 "아직 한국당의 혁신이 미흡한 상황에서의 통합은 바른정당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보면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가운데서 유 의원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라며 "1명만 빠져도 원내교섭단체가 허물어지고 급속히 정치적 영향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을 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정치평론가는 특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의 통합에서 일부가 떨어져 나가도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유 의원은 22일 급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있는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이 가고자 하는 개혁보수의 길을 같이 가겠다면, 누구든, 언제든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개혁보수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 선거의 유불리만 따져서 그저 숫자와 세력을 불리기 위한 셈법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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