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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사우디 실세 왕세자, 이스라엘 극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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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네타냐후 등 만나 협력논의

이란 견제 공조방안 모색한듯

동아일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로 ‘미스터 에브리싱’ 혹은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사진)가 지난달 비밀리에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미들이스트모니터와 AFP 등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난달 초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의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들이스트모니터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스라엘 방문 때 아랍권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고 일부 내용은 곧 발표될 수 있다. 양국은 이란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감했다”고 보도했다. 아유브 카라 이스라엘 공보장관도 “걸프 국가들 중 다수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시작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이 아닌 이란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실제로 관계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매체들은 이스라엘 측 고위 관계자들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 정부 모두 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을 확인해 주지는 않고 있지만 사실일 경우 사우디 왕실의 최고위급 관계자가 이스라엘을 사실상 처음 방문한 것으로 향후 중동 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랍권의 리더 국가’인 사우디가 외교안보 정책의 큰 틀을 바꿀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이스라엘을 주적으로 삼고 있는 전체 아랍 국가들의 외교안보 정책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외교가에서는 향후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란에 대해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이란에 대한 적대심과 우려가 크다. 2015년 이란 핵 합의가 마련된 뒤부터는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비공식적인 정보 교환과 외교안보 부처 관계자들 간 접촉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많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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