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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가계빚 대책-금리인상 예고… 향후 주택매매 시장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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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전국 24곳 본보기집 봇물

동아일보

2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본보기집에 마련된 상담석이 예비 청약자들로 가득 차 있다. 19일 개장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2만3000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한화건설 제공


2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에 들어선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아파트 본보기집은 예비 청약자들로 북적거렸다. 19일 개장한 뒤 4일간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2만3000여 명. 강화된 청약제도에 따라 분양 물량 전체에 청약 가점제가 적용됐지만,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추가 규제가 나오기 전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강진혁 한화건설 마케팅팀장은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자금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묻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가을 분양 성수기에 접어들며 분양 시장이 달아올랐다. 이번 주에만 올 들어 가장 많은 24개 단지가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나선다. 하지만 강력한 가계부채 대책이 예고된 데다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 전반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꿈틀대던 주택 매매 시장은 이미 관망세로 돌아섰다.

○ 이번 주 24곳 본보기집 오픈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에서 24곳의 본보기집이 문을 열고 수요자를 맞는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 건설사들이 미뤄뒀던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10월 분양을 서두르는 건설사가 늘었다. 11월부터 지방 민간택지에서도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규제가 적용되면서 이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일례로 이번 주 부산 기장군, 동래구, 연제구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부산 지역에서 본보기집을 여는 단지가 많다. 서울에서도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아르테온’ 등 7개 아파트가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다.

이달 분양하는 새 아파트부터 8·2부동산대책으로 강화된 청약제도가 적용되지만 수도권의 청약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바뀐 제도가 처음 적용된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의 ‘래미안 DMC 루센티아’는 18일 평균 15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가장 큰 전용면적 114m²형은 가점제 적용을 피하려는 수요자가 몰려 최고 경쟁률(약 33 대 1)을 보였다. 20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문을 연 ‘평내호평역 대명루첸 리버파크’ 본보기집도 22일까지 사흘간 2만40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 숨죽인 주택 매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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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돈줄을 더 조이는 대출 규제가 나온다. 이어 다음 달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주거복지 로드맵이 발표된다.

여기에다 16개월째 최저 금리(연 1.25%) 기조를 이어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의 겹겹 규제에 연내 금리 인상까지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 대책에 민감한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주택 시장은 움츠러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20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0.23% 올라 전주(0.36%)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초구 잠원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잠실주공 5단지 50층 재건축 허용, 반포주공 1단지 시공사 선정 등으로 활기를 띠던 재건축 시장이 다시 꺾이고 있다”며 “일부 매물은 나오지만 매수 문의가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이 어려워지고 대출금리 인상 폭이 커지면 기존 주택을 내놓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여기에 매수 문의 감소가 이어지면 수도권 외곽부터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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