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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시가 있는 월요일] 산다는 것은 결국 감동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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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그러나 뜨거운 가슴에 들뜨는 존재

인간이 때로 생각에 잠겨

울고 싶어하며, 자신을 하나의 물건처럼

쉽사리 내팽개치고

훌륭한 목수도 되고, 땀 흘리고, 죽이고,

그러고도 노래하고, 밥 먹고, 단추 채운다는 것을

어렵잖게 이해한다고 할 때…

손짓을 하자 내게

온다

나는 감동에 겨워 그를 얼싸안는다.

어쩌겠는가? 그저 감동, 감동에 겨울 뿐…

-세사르 바예호 作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중

페루 국민시인 세사르 바예호의 시 중 일부다. 바예호는 잡초처럼 끈질기고 강한 삶의 모습들을 시로 구현하길 좋아했다. 그에게 인간의 삶은 아름다움과 추함이 공존하는 무대 같은 것이었다. 때로는 아파하고 때로는 기뻐하면서, 때로는 저주하고 때로는 감동하면서 사는 것이 바예호가 생각한 인생이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만화경 같은 인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슬프고, 기침하고, 들뜨고, 땀 흘리고, 단추를 채우고 하는 것이 생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눈물을 흘리다가는 웃고, 웃다가는 또 눈물을 흘리는 것이 인생 아닐까. 일하고 싸우고 기뻐하고 분노하고 기다리고 감탄하는 것이 결국 인생 아닐까. 인생 별거 없다.

[허연 문화전문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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