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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순천의 의인들,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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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만옥 화백, 순천대 박물관서

31일까지 ‘정유재란 그 현장’전

순천 정유재란 역사화 20점 선봬

내년엔 지역 의인 초상화 전시



한겨레

김만옥 화백. 순천대박물관 제공


“지역의 역사를 그림으로 그려 잊혀진 의인들을 기억하고 싶었지요.”

전남 순천의 원로화가 김만옥(74)씨는 19일 정유재란 당시 역사를 한국화와 접목시킨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작가는 지난 18일 순천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정유재란 그 현장’ 초대전을 시작했다. 31일까지 이어지는 초대전엔 김 작가가 순천지역의 정유재란 역사를 기록한 ‘기록 역사화’ 2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작품은 “동양화의 선을 살려내면서 서양화의 색채가 고스란히 드러난 기법을 사용해 전쟁의 비극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시회는 정유재란(1597년) 7주갑(420년)을 맞아 개최돼 그 의미를 더한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일본군이 축조한 왜성(순천시 해룡면 신성포)에서 1598년 9월부터 두달여 동안 치열하게 벌어졌던 왜성전투 등 역사적 사실을 담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인근 장도에 머물던 이순신 장군과 휘하 군사들이 판옥선을 몰고 왜성으로 쳐 들어가 바닷물이 빠져 어려움을 겪던 명 수군들을 구하고 왜군을 격파했다. 순천 백성들과 송광사 승려까지 참여한 의병들이 큰 공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께부터 지역 역사와 숨겨진 인물을 화폭에 담는 작업을 시작했다. 지역사에 밝은 역사학자의 자문을 받고 <순천시사> <승평지> <강남악부> 등을 찾아 읽었다. 그리고 일본의 조총을 뛰어넘는 정철통총을 만든 정사준(1553~?) 사립 형제와 임진왜란 의병장 장윤(1552~1593) 등 순천 출신 의인들의 삶에 감명을 받았다. “잊혀진 의인들을 조명해 초상화로도 그리고 있어요. 내년에 연대기별로 작품을 모아 그림만 보고도 지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회를 열 겁니다.”

그는 40여 년 전 한국화에 입문해 청당 김명제(1922~89) 선생한테서 그림의 큰 뜻을 배웠고, 월암 오웅진 작가의 도움을 받아 전업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산수와 잉어, 누드, 미인도, 풍물도에서 기록 역사화 등으로 작품의 소재와 관심이 점차 바뀌었어요.” <순천의 역사 그림으로 보다>라는 책도 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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