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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QLED·OLED 차이점 물은 삼성채용시험…퀵서비스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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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평이, 민감한 현안 질문은 빠져…바늘구멍 취업문 그늘 고스란히 드러나]

머니투데이

22일 서울 강남구 단국대 사대부고에서 치러진 삼성그룹 신입 공채를 위한 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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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로보어드바이저, 사물인터넷(IoT)….

삼성그룹이 22일 실시한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최신 기술 흐름에 대해 물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TV 디스플레이로 밀고 있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와 LG전자 등의 주력 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차이점에 관한 문제도 출제됐다.

입사 지원자의 시사 상식을 점검하는 목적이 크지만 경쟁관계에 놓인 차세대 IT 기술력에 대한 각인 효과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TV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표준기술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시험은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국내 5곳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등 총 7곳에서 진행됐다. 응시자들은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 사고·상식 등 5개 영역에서 출제된 160개의 문항을 140분 동안 풀었다

문제 난이도는 지난 4월 치른 상반기 공채 GSAT와 비슷한 수준으로 어렵지 않았다는 평가다. 고사본부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단국대 사대부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온 응시자들은 "기출문제집에서 보던 문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몇몇 문제를 빼면 평이한 수준이어서 3차원 도형의 모양 등을 묻는 시각적 사고 영역에서 당락이 엇갈릴 것 같다"고 전했다.

상식 영역에서 역사 문제로는 국내외의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고 연대순으로 배열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한 응시자는 "동방견문록 출간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등을 순서대로 나열하거나 일제 강점기 전후의 사건을 시간순으로 배치하는 문제가 생각난다"며 "한국사와 세계사를 묶어 묻는 문제가 가장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경제상식으로 파레토(매출의 80%가 20%의 고객에서 나온다는 경험칙 등 전체 결과의 80%가 20%의 원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일컫는 개념)·롱테일법칙(파레토법칙과 반대로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에 관한 문제도 나왔다. 환율 변동과 해외여행 사이의 상관관계나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경제 기초지식을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관성, 대기압, 성층권 등 기초과학 상식에 관한 문제도 있었다. 최근 삼성그룹 등 재계를 둘러싼 정치상황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문제는 없었다.

이날 단대부고 고사장에선 바늘구멍 취업문의 단면도 엿보였다. 시험을 마친 응시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인터넷포털 취업카페에 후기를 올리며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시험이 끝날 무렵이 되자 곧바로 오후 시험을 치르는 다른 기업 고사장으로 응시자를 태워가기 위해 대기 중인 퀵서비스업체 오토바이도 동원됐다. 퀵서비스업체 직원 이모씨는 "기업 공채 시즌이 되면서 시험시간에 맞춰 이동을 원하는 고객이 있다"며 "어제 4건, 오늘은 2건째"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의 취업준비생과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21.5%를 기록했다. 청년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마땅한 일자리를 못 찾은 사실상 실업 상태인 셈이다.

삼성그룹은 올초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선발로 전환했다. 다만 필기시험인 GSAT는 계열사별 준비비용과 문제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계열사별로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거쳐 오는 11~1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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