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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문 대통령 “우리 민주주의, 북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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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축사

“이산가족 염원,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강한 안보 만들 것”

“이북도민·탈북민 대한민국으로 이끈 것은

북한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17’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시험비행을 했던 블랙이글스 조종석에 앉아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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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의 민주주의는 북한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며 “북한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이고, 삶이고, 평화”라고 말했다. 22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한 축사에서다. 이 체육대회는 극우보수적 성향을 드러내 온 ‘이북5도위원회’가 매년 주최해 온 것으로, 문 대통령은 사회적·정치적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 강한 안보 의지 또한 함께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의 말머리를 “저 역시 실향민의 아들, 이북도민 2세”라고 시작하며 “이렇게 이북도민 어르신들을 뵈니, 잎담배를 종이에 말아 피우며 고향을 그리워하던 선친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의 선친은 함경남도 흥남 출신으로, 6·25 당시 남쪽으로 내려왔다. 문 대통령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었을 때 이제 고향에 가볼 수 있으려나 기대에 차서 기뻐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누구나 이북실향민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기대를 하고 똑같은 실망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길었던 올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가장 눈에 밟혔던 분들이 바로 이북도민과 탈북주민 여러분들이었다”며 북에 제의한 이산가족 상봉 제안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6일 독일 베를린에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과 성묘 방문을 허용하자고 북에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며 “정부는 한 순간도 이북도민과 이산가족의 염원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산가족의 간절한 바람들을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철저한 안보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에는 ‘충분하다’는 말이 있을 수 없다”며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강한 안보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도록 흔들림 없는 강한 안보를 기반으로 단계적이며 포괄적 대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실향민의 아들, 여러분의 아들, 이북도민 2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 여러분 앞에 섰다”며 “이제 이북도민도, 탈북 주민도, 기업인도, 노동자도,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함께 사는 공동체다. 진보와 보수, 좌우의 이념적 구별과 대립은 우리의 미래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북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이 때로는 경쟁하고 화합하며 대한민국의 역동적 발전을 이끌었고, 저도 이러한 경쟁 속에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제 부모님이 그러했듯 오늘 이곳에 계신 이북도민 어르신, 탈북주민 모두를 대한민국으로 이끈 것은 민주주의”라며 “북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이고 삶이고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러움도 미움도 우리가 함께한다면 희망이 될 것이고, 분단을 극복하고 고향을 찾는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남한 이북 출신들의 상징적 기구인 ‘이북5도위원회’는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후보 시절 30회 체육대회가 열리는 효창운동장을 찾았다가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드는 등 항의시위에 직면했던 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언제나 이북도민, 탈북주민 여러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다”며 “청와대와 정부의 문은 이 나라의 주권자인 여러분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또 “만남과 화해, 평화 통일의 길을 이북도민, 탈북주민 여러분과 함께 걷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북5도민 체육대회 개회식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최종대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장, 김덕순 이북5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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