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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누군가의 전유물이 된 태극기 되찾고 싶어 태극기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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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촉구하며 태극기 든 구영애씨



한겨레

20일 낮 12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집 앞에서 시민 모임 <쥐를 잡자 특공대> 회원 구영애씨가 태극기를 들고 릴레이 피켓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쥐를 잡자 특공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지난 10일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집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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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전유물이 된 것 같은 태극기를 되찾고 싶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집 앞이 요즘 시끌시끌하다. 최근 이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시민 모임인 <쥐를 잡자 특공대>가 매일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이곳에서 ‘이색 태극기’를 들고 있는 ‘특공대원’ 구영애(48)씨를 만났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 태극기를 들고 있으면 으레 친박(친박근혜) 단체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가 든 태극기 위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지난해부터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구씨는 “과거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당하거나 힘든 일을 당하면 광장으로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다”며 “촛불집회에서 태극기가 흩날리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태극기를 나눠줬는데 친박 단체 태극기와 헷갈리게 됐다. 그 대안으로 태극기 깃대 맨 위쪽에 노란 리본을 달아 구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극기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국민의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며 “지난해 나부낀 태극기가 절망을 상징했다면 정권이 교체돼 새롭게 된 대한민국에선 희망의 태극기가 나부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검찰 수사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하루빨리 구속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친박 태극기’와 구별하기 위해 달아놓은 노란 리본을 떼고 ‘맨 태극기’를 당당하게 흔드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쥐를 잡자 특공대>는 지난 10월10일부터 이 전 대통령 집 앞에서 ‘MB 구속’이라 쓰여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한 시간 남짓 시위를 한 뒤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이라 외치고 헤어지고 있다. 이달 25일부터는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촉구’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쥐를 잡자 특공대>는 또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적폐청산을 완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대한민국은 이명박이 대주주로 있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으로 바뀌었고 국정원, 기무사는 이명박 개인의 사설 탐정, 경호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국정원 댓글, 블랙리스트, 기무사 여론조작 등을 통해 정치공작, 공안 분위기를 만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기 5년간 공기업 부채는 380조가 늘었고 4대강은 ‘녹조 라떼’라는 별칭을 얻을만큼 오염됐다. 정치인에서부터 연예인, 심지어 일반인까지 사찰을 강행하고 블랙리스트라 낙인찍으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가로막았다.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댓글 작업을 통해 대선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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