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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사설] 자유한국당 사실상 '박근혜 출당'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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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박 전 대통령이 10일 이내에 스스로 탈당하지 않으면 10일 뒤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제명이 최종 결정된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한 후 20여 년간 보수 진영을 대표했지만 강제로 출당되는 처지가 됐다. 한국당은 국정 농단 사태가 발생한 지 약 1년 만에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절연(絶緣)하게 된다.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는 지금 상황에서 불가피했을 것이다. 보수 정치 궤멸은 박 전 대통령이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막거나 피할 수 있었다. 당 윤리위는 박 전 대통령 징계 사유로 '해당(害黨) 행위'와 '민심 이탈'을 들었는데, 바로 그대로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로 민심이 이반했을 때 탈당해야 했다. 그러지 않아 새누리당을 분열시키고 두 당을 수렁으로 함께 끌고 들어갔다.

한국당 윤리위원장은 "보수 진영 결집을 위해 (탈당 권유) 결정을 해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사가 취합됐다"고 했다. 이것으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물꼬가 터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국민 시선이 결정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두 당이 합쳐도 여론 지지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당이 통합해도 지지율 상승 효과가 5%포인트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사태를 겪고도 '웰빙' 정당 이미지와 체질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구성원 모두가 자기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보수 가치와 이념을 새로 세우고 젊은 인재를 찾는 등 모든 것을 바꾸는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박근혜와 절연한 것은 또 한 번 효과 없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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