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경영칼럼] ‘현재의 저주’서 벗어난 미라이공업·3M 비결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의학의 존재 이유는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듯, 경영학의 존재 이유는 기업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의학이 장수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미션이듯, 경영학은 장수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핵심 임무다.

기업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장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업은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 기업의 혁신은 사람의 음식과 같다. 혁신은 어제 내린 눈이다. 오늘은 녹아 없어져 버린다. ‘선수를 치지 않으면 일거리가 없다’ ‘쉬는 순간 위기가 온다’. 창업 후 50년간 흑자를 기록한 일본 미라이공업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 사장의 이야기다.

이처럼 기업은 시장의 변화를 미리 읽고 경쟁 업체보다 선제적(proactive)으로 혁신하는 길밖에 없다. 혁신을 하지 않거나 사후적(reactive)으로 혁신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를 ‘현재의 저주(curse of incumbency)’라 한다.

현재의 제품, 현재의 시장,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은 곧 진부화돼 버린다. 한 번만 혁신에 성공해 반짝 빛나고 사라지는 별똥별과 같은 기업이 되지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차별화한 기업만이 생존하기 때문이다.

혁신에 성공하고 있는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직원들이 혁신과 차별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미라이공업은 매일 올라오는 직원들 아이디어로 기업이 혁신되고 있다. 많은 날은 하루에 20~30여개 직원 제안이 올라온다. 미라이공업 제품의 90%가 미라이공업 특허상품인 이유다. 3M은 직원들이 만들어낸 신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다. 이들 회사의 특징은 사원들이 낸 아이디어로 신제품과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미라이공업과 3M의 경쟁력은 사람이 만든다. 이들 기업은 사업 중심 기업이 아니라 사람 중심 기업이다.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가 클수록 직원 몰입도가 높아진다. 이들 직원들 공헌이 기업 성장의 핵심 원천이 된다.

성과 중심 기업은 사람의 손발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당근과 채찍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지만 직원의 몰입과 자발적 아이디어 제안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이에 비해 사람 중심 기업은 사람의 머리와 가슴에서 답을 찾는 기업이다.

기업과 직원들이 서로 비전과 가치에 공감하며, 종업원들은 자발적 아이디어로 기업 혁신에 참여한다. 사람 중심 기업은 직원들에게 돈과 당근을 주는 기업이기보다 꿈을 주는 기업이다. 내가 이곳에서 꿈을 펼칠 수 있을까? 직원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일수록 흥미 있고 재미있는 기업이 된다. 몰입은 행복한 최선이 된다. 직원들 몰입도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기량이 올라간다. 몰입하면 재미가 생기고 계속 아이디어가 나온다.

우리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폭풍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차 산업은 신제품의 진화 속도(clockspeed)가 빠르고 진화 주기가 짧아진다. 3차 산업에서는 모방제품을 생산성으로 따라갈 수 있지만 4차 산업은 차별화와 창조성 없이 기업들이 살아가기 어렵다.

기업은 전사적 아이디어 싸움이 필요할 때다. 창조와 혁신의 아이디어를 직원들이 제안해주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 기업이 돼야 한다.

기업 성장의 힘은 사람 중심 벡터의 3가지로 요약 설명할 수 있다. 성장의 힘은 힘의 작용점(신뢰), 크기(열정), 방향(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미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제 사업 중심 경영에서 사람 중심 경영으로 변신해 전문기업의 길에 도전해보기를 권유한다.

매경이코노미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9호 (2017.10.18~10.2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