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지금, 새보기 시작하기에 딱 좋은 계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애니멀피플] 가을에 시작하는 1년 새 여행

다양한 새보기 프로그램이 있는 10·11월

철새여행 도전 최적의 시기는 지금



한겨레

11월초 순천만을 찾은 겨울 진객 흑두루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탐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천수만에는 10만 단위의 기러기들이 찾아왔다고 하고, 철원에는 첫 재두루미가 도착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난주 자유로를 지나가며 임진강변에 빼곡히 앉아 있는 기러기들을 직접 확인하니 마음이 설렌다.

겨울 철새들이 대규모로 남하하는 이때를 즈음해 철새가 유명한 몇몇 지자체에서 크고 작은 철새축제가 열린다. 전국적으로는 서산, 군산, 서천, 울산, 순천 등에서 행사가 열린다. 눈에 띄는 행사 가운데는 경기도 하남의 ‘고니학교’가 있고, 아시아 탐조인들의 축제인 ‘아시안 버드 페어’가 다음달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울산에서 개최된다.

한겨레

10월, 푸르름이 남아 있는 논에 앉아 쉬고 있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 기러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철마다 다른 새들의 매력

우리나라에서 탐조 행사가 늦가을과 초겨울에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겨울철새들의 덩치가 여름철새, 나그네새에 비해서 큰 편이다. 큰 새는 작은 새보다 당연히 잘 보인다. 둘째, 겨울철새들은 하천변과 들판에서 서식하는 경우가 많다. 덩치가 큰 데다 탁 트인 곳에 있으니 더욱 찾기가 쉽다. 셋째, 철새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추위가 시작되기 전에 집중적으로 열리는 경향이 있다.

철마다 다양한 철새 프로그램이 적은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오히려 프로그램들이 많은 지금이 철새 관찰에 도전하기에 더 없이 좋다. 실제로 다양한 새를 볼 수 있을 뿐더러, 오랜 경력을 가진 탐조인들을 만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전문가가 새를 보여주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어떻게 새를 보면 되는지에 대한 생생한 노하우를 현장에서 직접 들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탐조를 기준으로 달력을 본다면 탐조의 시작은 초가을이다. 초가을부터 초여름까지 새들이 찾아오는 서식지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찾아서 철마다 다녀보면 철새를 통해 보여지는 자연의 매력에 더욱 깊이 있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초가을에는 갯벌, 가을에는 들판, 늦가을에는 추수가 끝난 논, 한겨울에는 하천과 호수, 봄에는 갯벌, 초여름에는 산과 들! 갯벌에서 만나는 도요들의 군무, 겨울 들판의 수만 마리 기러기떼, 우아한 두루미의 자태 뿐, 작은 산새의 날개 빛깔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한여름에는 새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풀이 너무 무성해 새들의 활동이 가리워지며 들판은 너무 뜨겁고 숲에는 모기가 많다. 그래서 7월말~8월 중순 한달은 탐조인들의 방학이다.

한겨레

금강 하구의 대표적인 철새 축제인 서천·군산 금강 철새여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계절 즐거운 철새여행

그러나 가을 때를 놓쳤다고 새들의 관찰을 1년 미룰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는 텃새 95종, 겨울철새 159종, 여름철새 83종, 나그네새 155종, 길 잃은 새 139종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LG상록재단 도감 기준). 계절별로 볼 수 있는 새는 계절 철새의 수에 텃새의 수를 더해 단순 계산을 해보면 거의 모든 계절에 100종 이상의 새들을 볼 수 있다.

바로 지금이 새보기 시작하기에 좋다고 강조하면서도,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고 즐길 수 있다고 또한 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좋은 가을을 놓치지 말고 1년 동안 만날 철새를 첫 대면하러 주말에 나가보면 어떨까?

글·사진 탐조여행가 이병우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