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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현장 영웅’ 10人에 든 오루비 순경 “의로운 경찰이 되는 것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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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올해 2월 14일 새벽 경기 용인시의 한 노래방에서 ‘흉기난동’이 벌어졌다. 주인 김모 씨(50)가 만취해 손님 윤모 씨(45)에게 흉기를 겨눈 것이다. 신고를 받고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구갈지구대 오루비 순경(30·여) 등이 출동했다. 현장을 확인한 순간 오 순경은 순간적으로 테이저건에 손이 갔다. 하지만 김 씨가 테이저건을 맞고 넘어지면 윤 씨가 다칠 가능성이 있었다.

생각을 바꾼 오 순경은 조심스럽게 김 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김 씨의 손을 잡고서 “말씀을 전부 들을 테니 칼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상대가 여경이라 방심한 탓일까. 흉기를 쥔 김 씨의 손이 조금씩 느슨해졌다. 그때 오 순경은 김 씨의 손목을 꺾어 제압했다.

동아일보

오 순경은 2014년 12월 임용됐다. 경찰복을 입은 지 만 3년도 안 됐지만 성과는 베테랑 못지않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오 순경은 지구대에서 34개월 동안 근무하며 보이스피싱 데이트폭력 몰카 성폭력 상습무전취식 절도 등 다양한 범죄자 200명을 직접 체포했다. 그 덕분에 2016년 3분기 용인동부서 기초질서 단속 실적 1위로 서장 표창을 받았다. 또 올해 1, 2분기에 선정된 ‘현장 영웅’ 10명 중 유일한 여경이다.

사건 해결의 비결 중 하나는 오 순경의 섬세함이다. 올 4월 30일 대전에서 용인으로 운행 중이던 고속버스 안에서 이모 씨(23·여)가 “옆자리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그는 버스 안에 있는 이 씨의 안전을 감안해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터미널에서 대기하다 버스에서 내리는 용의자 박모 씨(20)를 체포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오 순경은 경찰이었던 작은아버지를 동경해 같은 길을 선택했다. 범인 잘 잡는 경찰을 넘어 의로운 경찰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오 순경은 “그동안 여경이 다양한 업무능력을 보여줄 길이 부족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형사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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