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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나도 피해자"·"내가 그랬다"… 성범죄 고발 '미투' 전세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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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동참, SNS 해시태그 타고 확산… 가해자가 "내가 그랬다" 고백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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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스캔들을 불러일으킨 영화 제작자 하비웨인스타인/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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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를 알리는 '미투'(#MeToo)캠페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투'캠페인은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이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제안한 것으로 SNS에 성범죄 피해를 밝히며 '미투'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다. 밀라노는 "성희롱과 성폭력을 겪었던 모든 여성이 '미투'(나도 피해자)라고 쓴다면,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라고 캠페인 취지를 밝혔다.

트위터에 따르면 밀라노가 미투캠페인을 제안한지 24시간만에 약 50만건이 넘는 리트윗이 달렸고, 8만여명이 넘는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 경험담을 폭로했다. 19일 미투 관련 게시물은 트위터에서만 130만건을 넘어서며 성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자행되는지에 대한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유명인들도 미투 캠페인에 호응했다.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 톱스타들이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자 이들의 고백에 용기를 얻어 배우 리즈 위더스푼, 아메리카 페라라도 자신들의 성범죄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가수 레이디 가가와 클린턴 스캔들의 주인공 르윈스키도 미투 캠페인을 지지했다.

미투 캠페인은 웨인스타인을 비롯한 영화계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체조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21)는 무려 13살 때부터 팀 닥터 래리 나사르 박사에게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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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체조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는 13살때부터 팀닥터 나사르 박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미투캠페인에 참여하며 고백했다/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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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계에서 시작된 미투 캠페인은 한국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사춘기 시절 2차 성징이 일어나던 가슴을 친척 어른이 만진 적이 있다"고 고백하며 미투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미투 캠페인이 확산되며 가해자인 남성들이 직접 자신의 성폭행 사실을 고백하는 '내가그랬다'(#IDidThat)캠페인도 등장했다.

피해자에게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가해자가 직접 그 책임을 져야한다는 취지다. 인도 작가 드방 파탁은 "과거 여성 지인과 얘기를 나누던 도중 여성은 취약한 존재인 반면 자신은 어떠한 힘을 가진 것처럼 느껴져 키스를 하려다가 사과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며 '내가 그랬다'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그가 어떻게'(#HimThough) '어떻게 바꿀 것인가'(#HowIWillChange) '내가 그럴리 없다'(#IWouldn'tEven) 등 '미투 캠페인'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새로운 해시태그들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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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캠페인은 15일(현지시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한 후 급속도로 확산됐다/사진=알리사 밀라노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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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미투캠페인의 확산을 뉴미디어 의제설정의 긍정적 사례라고 해석했다.

심두보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거대미디어네트워크가 일방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개인소통형 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며 "국내의 경우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 '미투 캠페인'에 관심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심 교수는 "과거에는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뉴미디어 해시태그 표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당당하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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