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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헬로! 아세안] 중국판 ‘따릉이’ 싱가포르·방콕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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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자전거 서비스 모바이크·오포 인기

이투데이

중국의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동남아시아에 퍼지고 있다.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 ‘모바이크’와 ‘오포’가 지난 반년 동안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잇달아 진출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이들 지역은 원래 강수량이 많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만 교통 체증을 해소하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정부의 관심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공유자전거는 이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까이 있는 자전거를 찾아 대여료를 내고 이용하는 방식이다. 쉽게는 서울시의 ‘따릉이’를 떠올리면 된다. 다만 이용하려면 가까운 자전거 주륜장에 가야 하는 따릉이와 달리 GPS 기술을 활용해 정류소 없이 대여와 반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편리하다.

오포는 2014년 베이징대학에서 다이 웨이와 동료 4명이 학생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주륜장 없는 공유자전거의 개념을 제시하며 이를 사업으로 확장시켰다. 모바이크는 2015년 설립됐으며 세계 최대의 공유자전거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말에는 상하이를 최대 공유자전거 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두 업체는 공유자전거로 중국의 여러 대도시를 석권했지만 공급 과잉이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모바이크는 텐센트의 투자를, 오포는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아 해외 진출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편리성을 앞세운 이들은 싱가포르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3월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오포는 100일 만에 이용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4월에 뒤이어 진출한 모바이크는 현지 정부와 협력해 역 주변에 자전거 주륜장을 만드는 등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태국 방콕에서도 두 기업의 자전거가 달리고 있다. 이번 여름부터 태국 방콕의 탐 마삿 대학 캠퍼스 12만㎡를 오포의 노란 자전거가 오가고 있다. 오포는 8월부터 대학 내에 공유자전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당초 900대였던 자전거 수를 9월 들어 1000대로 늘렸다. 30분에 5바트(약 170원)인 요금도 9월 말까지는 무료로 운영했다. 이 대학 재학생인 난타카는 “더운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사용 후 자전거를 두고 갈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모바이크도 가까운 상업 시설이나 다른 대학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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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도 공유자전거의 장점이다. 동남아 국가 정부들은 자동차 없는 사회를 목표로 대중교통을 확장하고 있다. 집과 역, 역과 직장을 연결하는 ‘퍼스트 1마일’ ‘라스트 1마일’에 자전거를 활용하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바이크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시아이핑은 8월 말 방콕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서비스는 교통 정체 해소와 환경 대책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가 자전거 활용에 성공한다면 이웃 국가에도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건강 증진 효과도 기대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민 건강에 대한 동남아 각국 정부의 관심이 늘었다. 싱가포르는 고령화로 의료비 부담이 늘어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 당뇨병과 같은 생활 습관병 환자가 증가해 운동 장려가 시급한 과제다. 싱가포르 당국은 자전거 운동을 늘리기 위해 자전거 전용 차선을 만드는 등 2030년까지 주택가를 포함한 도로 700㎞를 정비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는 공유자전거 이용을 확대해 국민의 운동 부족 해소를 노린다. 영국 조사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의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성인 비만율은 13.3%다. 자동차의 보급과 비만율이 함께 상승했다. 동남아 주요 국가 중에 최고 수준이며 일본(3.3%)의 4배에 달한다. 이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보건부 차관이 나서 자전거로 거리를 달리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동참한 오포는 “건강한 자전거 문화를 확산하겠다”며 자전거 100대를 제공했다.

동남아에서의 호평에 힘입어 모바이크는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일본 삿포로 등에 진출했다. 오포는 미국 워싱턴 D.C.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750만여 대의 자전거를 운용하고 있으며 2018년 말까지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투데이/이주혜 기자(winj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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