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이 2박3일~3박4일로 예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도착 시간을 7일 오전에서 6일 저녁으로 앞당겨줄 것을 요구해왔다. 방한 일정이 1박2일에 그치면 일본과 비교된다는 이유였다.
백악관 발표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숙박 일수를 늘리는 데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모양새나 의전이 외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들르지 않는다면 모를까 한국보다 일본에 더 오래 머무른다고 해서 미국이 한·미동맹에 부여하는 의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모양새가 좋다고 실질이 좋은 것도 아니다. 의전, 모양새에 신경을 쓰며 귀중한 외교적 자산을 트럼프 숙박 일수 늘리기에 쏟은 정부도 실질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이른 시점인 취임 50일 이전 미국을 방문한 것에 야단스럽게 공고한 한·미동맹 의미를 부여한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외교안보 라인이 ‘신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다자외교 무대(G20)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강하게 주장해 문 대통령은 정책 기조나 전략은 물론, 외교안보 인선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밀한 준비 없이 정상 방미를 했다. 그 결과 미·일의 의도대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구도가 강화됐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았던가.
<정치부 |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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