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들에게 상무위원 명단 파일 유포
사실이라면 천기누설에 해당하는 내용들
당 주석직 부활설에 후춘화 후계설도 포함
확인 힘든 내용 많아… "그만큼 오리무중"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당대회(18일 개막)가 임박하면서 SNS 계정을 통해 퍼지고 있는 문서 파일의 내용이다. 이 파일에는 ‘중공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 명단 및 분담’이란 제목이 붙어있다.
외신기자 중에도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달 하순 당대회 폐막과 함께 공표해야 할 기밀을 미리 퍼뜨린 ‘천기누설’에 해당한다. 먼저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공중앙 주석’, 즉 당 주석을 맡게 된다는 건 단연 톱뉴스 감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을 제외하면 그의 후계자로 지목된 화궈펑(華國鋒)만이 잠깐 역임했을 뿐 1982년부터 폐지된 당 주석직을 부활해 시 국가주석이 당주석 자리까지 꿰찬다는 것이다. 이는 완벽한 1인 천하 구축의 의미가 된다. 마오쩌둥조차 한때 당주석직만 맡고 국가주석직은 류샤오치(劉少奇)에 내준 적도 있었다.
당대회 앞두고 상무위원 명단과 그 역할을 점친 문서가 중국 sns에 유포되고 있다. 사진은 궈원구이가 트위터에 올린 상무위원, 정치국원 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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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중앙서기처의 총서기를 겸임하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7명의 서기로 구성된 중앙서기처에는 총서기란 직책이 없다. 지금 시 주석이 겸임하고 있는 총서기 직책은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의 총서기이지 집행기구인 ‘중앙서기처’의 총서기가 아니다. 따라서 당장 개정으로 공산당의 조직·기구를 개편한 뒤 ‘시 주석, 후 총서기’ 체제로 간다는 얘기다. 이 때의 총서기는 당의 최고지도자가 아니라 집행기구를 이끄는 사무총장 내지 비서장쯤으로 봐야한다.
1960년대 한때 ‘마오쩌둥 당 주석, 덩샤오핑 총서기’의 시기가 있었지만 이 체제는 문화대혁명 발발과 덩의 실각으로 몇 년 가지 않았다. 내용 하나하나가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문건이지만 진위 판별은 어려운 내용들이다.
당대회 앞두고 상무위원 명단과 그 역할을 점친 문서가 중국 sns에 유포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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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는 자신의 트위터에 상무위원 뿐 아니라 25명의 정치위원 명단, 7명의 서기처 서기 명단까지 올렸다. 그러면서 “만약 당대회 결과 변화가 있더라도 궈원구이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장까지 덧붙였다.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명단이 유포되고 있다는 건 여전히 당대회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란 점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 주석제 부활 여부나 ^왕치산 기율위 서기의 유임 여부 ^후춘화·천민얼의 거취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에서 주요 연설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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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7중전회 공보에서 눈여겨 볼 점은 ‘집중통일 영도’란 표현이 두 곳에 걸쳐 강조됐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발표된 6중전회 공보에서는 시진핑을 ‘당 중앙의 핵심’으로 격상시키고 ‘민주집중제’를 강조하면서도 ‘집단지도체제’를 굳게 유지한다는 문장이 명기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내용이 빠졌다.
때문에 7중전회 공보를 통해 당 주석제의 부활을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궈원구이가 유포한 명단과 더불어 퍼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반면 당내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집단지도체제의 사문화로 이어질 수 있는 당 주석제 부활에 대한 당내의 반감이 강하다. 모 대학에서 선발된 당대표들끼리 대화를 나눴는데 대부분 다 주석제 부활에 반대하는 의견이었다”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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