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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회삿돈으로 자택 공사’ 조양호 회장 구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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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배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아내 이명희씨는 제외

인테리어비 임원 계좌 통해 수표 지급한 삼성 일가도 수사

경향신문

경찰이 30억원대 회사 공금을 유용해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8·사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공범인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의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조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회장은 아내 이씨와 함께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사이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7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인천 영종도에 짓고 있던 그랜드하얏트 호텔 신관 신축 공사비에 전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조 회장이 같은 업체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와 호텔 공사를 동시에 진행한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9일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조 회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 회장은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이씨는 범행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씨도 지난달 30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대한항공 소속 조모 전무의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경찰은 조 전무가 조 회장의 지시를 받아 회사 자금 유용을 직접 실행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높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지난 8월 조 전무의 구속영장을 한 차례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반려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진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칼호텔네트워크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은 대기업 회장들의 자택 공사를 한 인테리어 업체의 횡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혐의를 포착했다. 경찰은 지난 8월 한진그룹 김모 고문을 구속했다.

경찰은 삼성그룹 일가도 회삿돈으로 자택 공사를 했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삼성 측이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일가의 주택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업체에 대금 수십억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발행한 수표로 지급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삼성 측 직원이 인테리어 업체와의 거래에 사용한 수표가 삼성 임원들 명의로 된 계좌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49)이 경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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