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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영화의 정치학]①사법개혁, 5·18…다음은 '여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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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찾아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의 속내는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관에서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 한 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 공효진 씨, 오른쪽은 배우 엄지원 씨.(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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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관람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던지는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했던 '미씽:사라진 여자'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여성 문제와 관련한 중요 정책이 조만간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15일 문 대통령은 '미씽'을 보고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성 문제를 두 여주인공 지선과 한매가 제대로 보여줬다"고 했다. 영화 '미씽'은 워킹맘 지선(엄지원 분)의 집에 중국인 한매(공효진 분)가 보모로 들어오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지선이 보모 한매와 딸 다은이가 사라져 버린 것을 알고 홀로 한매를 추적하는 것이 큰 줄거리다. 지선은 경찰과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양육권 소송 중 일으킨 자작극으로 의심한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이 각각 고용인, 피고용인이기도 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같은 관계인데 어떤 여성이라는 처지, 두 여성이 똑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의 부제 '사라진 여자'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이 제목도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다. 실제적으로는 한매가 사라진 것인데 또 의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더불어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미씽'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로 이미 극장가에서는 막을 내렸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받아 상영되고 있다. 이 섹션에만 미개봉작을 포함해 27편의 한국영화가 있는데 이 가운데 대통령이 '미씽'을 관람한 것은 여성 문제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단순한 감상 이상의 의미로 영화를 관람해왔다. 지난 8월 본 '택시운전사'가 대표적이다. 5ㆍ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이 영화를 보고 문 대통령은 "아직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고,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했다. 이후 당시의 전투기 출격 대기와 헬기 사격 의혹에 대한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후보 시절에는 사법 피해자를 다룬 '재심'을 관람하고 "사법의 이름으로 고통을 가하는 이런 세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청산해야 될 아주 오랜 적폐"라며 직접적으로 사법개혁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 정책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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