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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18 암매장지 37년만에 밝혀질까…옛 광주교도소 발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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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단체, 시민제보·계엄군 약도 토대로 발굴전 현장조사

옛 교도소는 3공수 주둔지…보안대 '28명 사망' 기록, 시신은 11구만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 민주화운동은 집단발포 명령자, 행방불명자 소재, 헬기사격 경과 등에 대한 진상규명이 끝나지 않아 '미완의 항쟁'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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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숨진 시민
[5·18기념재단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5월 단체는 1980년 당시 사라진 사람들 행방을 찾는 암매장 추정지 발굴을 계엄군 주둔지였던 옛 광주교도소 일원에서 착수할 예정이다.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추정지 발굴이 행방불명자 묘역에 마련된 빈 무덤 주인을 찾고, 5·18 진실을 규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제보자·전문가 본격 발굴전 현장조사

15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추정지를 확인하는 현장조사가 본격적인 발굴에 앞서 이달 16∼20일 이뤄진다.

현장조사에는 암매장 정보를 제공한 시민, 발굴을 맡을 고고학·법의학·치의학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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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행불자 암매장 추정지 발굴
[연합뉴스 자료사진]




암매장 제보자는 당시 목격했던 지형이나 시설물 위치 등이 지금 모습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발굴 범위를 좁힐 예정이다.

재단은 제보자가 기억하는 현장이 크게 달라졌을 경우 1980년 이후 변화상을 설명해줄 옛 교도소 관계자를 수소문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현장을 둘러보며 발굴 방법, 유해 발견 후 신원확인 절차 등을 세부적으로 논의한다.

이 논의에는 조현종 전 국립광주박물관장, 박종태 전남대 법의학교수, 윤창륙 조선대 임상치의학교수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현장조사는 제보자와 전문가 등 참가자들 개인일정을 취합해 이르면 16일 오후, 늦어도 20일까지는 시작할 계획이다.

제보자는 증언에만, 전문가는 조사에만 집중하도록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5·18재단은 현장조사가 끝나면 발굴 착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 입수 경위와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 암매장 진실 37년 만에 드러날까

재단과 5월 단체는 5·18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된 3공수여단 부대원이 작성한 약도와 시민제보 등을 토대로 옛 교도소 일원을 암매장지로 지목했다.

광주 북구에 자리한 옛 교도소는 5·18 당시 전남대에서 퇴각한 3공수여단이 주둔했던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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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계엄군에 끌려가는 시민
[5·18기념재단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보안대 자료에 따르면 옛 교도소에서 억류당한 시민 28명이 숨졌는데 항쟁 후 임시매장된 형태로 발굴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하다.

5·18 행불자 암매장 추정지 발굴은 광주시가 관련 제보를 받기 시작한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모두 세 차례에 나눠 추진됐으나 옛 교도소는 대상 지역에 속하지 않았다.

접수한 제보는 모두 64건으로 중복·부실 신고 지역을 제외한 9곳에서 발굴 작업을 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옛 교도소 일원에서 유해가 나오고, 유전자정보 분석 과정에서 5·18 행불자로 밝혀지면 37년 만에 암매장지 발굴이 성공하게 된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제보가 신뢰할만한 장소 정보와 내용을 담고 있어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추가 발굴·행불자 재조사 남은 과제

5·18재단은 옛 교도소 발굴을 마치면 전남 화순 너릿재와 광주 2수원지 일원에서도 추가 발굴을 추진할 방침이다.

너릿재 주변은 민간이 17명이 숨진 주남마을 미니버스 사건 등 도심에서 퇴각한 계엄군 병력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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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마을 학살현장 확인하는 '12·12 및 5·18 사건'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



최근 재단에는 5·18 당시 너럿재 인근에서 군인들이 굴착기를 동원해 자루를 묻고 있었고, 사람 머리가 밖으로 나온 자루도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5·18 행방불명자 숫자를 재조사하는 일 또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448명(중복 포함)이 5·18 행방불명자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적으로 5·18 행방불명자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모두 82명이다.

82명 가운데 6명의 유해는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 무연고 묘지에 묻혀있다가 유전자 분석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에는 가족이 국립묘지 안장을 희망한 67기의 빈 무덤이 마련돼 있는데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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