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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제 연구진 "수족관 고래들은 치통 환자…65% 상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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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 손상된 고래 이

사람들에게 붙잡혀 수족관 등에서 서식하는 범고래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통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미국과 스페인 등지 수족관에서 살아가는 고래 29마리를 조사한 결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00% 모두 이빨이 손상돼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존 젯 미국 스텟슨대 교수는 "모든 고래의 이빨이 어떤 형태로든 손상돼 있었다"며, "아랫니 손상 정도를 보면 보통에서 심한 경우가 65% 이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손상 원인에 대해 젯 교수는 또, "대부분 콘크리트나 쇠로 된 탱크 표면을 씹어서 생긴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조사한 고래의 60% 이상은 이빨에 구멍이 뚫려 안에 있던 부드러운 펄프 조직이 제거된 상태였으며, 이빨의 구멍을 메우거나 덮개를 씌울 수 없어 고래들은 이에 구멍이 나 있는 상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빨 펄프조직이 드러날 만큼 닳게 되면 그곳이 감염과 질병의 통로가 될 수 있으며, 근원적인 치료 대신 장기간 항생제를 투여하게 돼 고래 면역체계를 해칠 위험도 크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의 일원으로 30년 동안 야생 고래를 연구해온 고래 전문가 잉그리드 비서 박사는 "사람들이 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게 고래에게 몹시 나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고래의 건강과 복지가 어떻게 손상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아카이브즈 오브 오럴 바이올로지'에 실렸습니다.

(사진=뉴스허브/연합뉴스)

[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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