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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석연찮은 록히드마틴사의 연이은 국내무기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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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로 개발한 최신예 F35 스텔스 전투기. 사진=맥도널 더글러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박근혜 정부에서 록히드마틴사와 몰아주기식 무기구매 계약이 체결된 것과 관련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이 재차 논란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무기도입 사업을 독식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과정에서 경쟁업체가 갑자기 배제 되기도 하고 절충교역 계약도 일방적으로 어겼지만 록히드마틴에 대한 패널티는 없었다.

대표적인 사업이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FX 3차) 사업이다. 당시 후보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이 거론됐다.

이중 보잉의 F-15SE이 우리 군의 요구조건에 맞다며 단독후보로 올랐다. F-15SE 전투기는 기존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 전투기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2009년 3월 최초로 공개됐다. F-15SE 전투기는 적의 방공망을 공격하는 무기를 내부 무기탑재실에 탑재했다가 위험도가 낮은 작전에 투입될 때는 외부에도 무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적진에 침투했을때 레이더 전파가 반사되는 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스텔스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군은 2013년 9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주재하면서 F-X 사업의 단독후보로 올라온 보잉의 F-15SE를 스텔스 기능 부족 등을 이유로 탈락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3월 방추위를 통해 차기 전투기 사업자로 핵심기술 4건의 이전을 거부한 록히드마틴의 F-35A를 선정했다.

록히드마틴 편의봐주기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록히드마틴은 우리 군이 F-35A를 도입하는 조건으로 2018년 1월까지 군사통신위성 1기의 발사를 마치고 우리 군에 넘겨주기로 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은 당초 약속과 달리 비용이 5500억 원에 달한다며 우리 정부에 비용 분담을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돌연 위성발사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1월 한민구 국방부 장관(당시) 주재로 열린 방추위에서 록히드마틴사가 관련 사업을 중단한 데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의안을 마련했고 록히드마틴과 3차 수정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MOA는 절충교역 미이행에 대한 지체상금 300억원을 면제해주고 2020년 결정될 F-35의 기체 가격 하락분을 통신위성 제작비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으로 받아야 할 군통신위성을 결국 유상으로 구매하는 셈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사청이 규정을 위반하면서 300억원에 달하는 지체상금을 면제한 것은 명백한 규정위반"이라며 "F-35 기체가격 하락에 따른 정산가격은 국가로 온전히 귀속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현재 절충교역 불이행에도 불구하고 방사청이 록히드마틴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 동기인 장명진 전 방사청장에 대한 조사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장명진 체제의 방사청은 록히드 마틴의 무기구매 계획을 엄청나게 증액했으며, 수천억원의 특혜를 준 의혹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록히드마틴의 승승장구 행보는 계속 이어졌다. 방사청은 KF-16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을 위해 록히드마틴과 영국계 미국 기업인 BAE시스템스를 경쟁시켰고 2012년 7월 BAE시스템스를 선정했다. 당시 BAE시스템스는 성능, 비용 점수를 높게 받아 95점을 획득해 88점에 그친 록히드마틴을 제쳤다. 가격항목에서 BAE시스템스는 30점, 록히드마틴은 24점으로 점수격차가 가장 컸다.

하지만 방사청은 BAE시스템스이 사업 지연을 이유로 최대 3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자 계약업체를 록히드 마틴으로 변경했다. 업체변경으로 인해 사업비는 더 늘어났다. BAE시스템스가 결정될 경우 17억달러(1조 7000억원)의 비용이 추정됐지만 록히드마틴사가 선정되면서 사업비는 19억달러로 (1조 9000억원)으로 2억달러 가량이 늘어났다. 총사업비도 오를 수 밖에 없다. 2010년 책정한 사업비는 1조 491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책정한 사업비는 2조 979억원이다. 저가입찰이라는 이전 입찰규정을 깨고 일방적으로 한 업체를 밀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형 다연장로켓 '천무'도 문제다. 천무는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사용한다. (주)한화에서는 유도탄을 자체생산했지만 무유도탄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면허생산합의서(MLA)를 통해 생산해 왔다. (주)한화는 천무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유도탄의 개량이 필요했고 MLRS 무유도탄 생산해온 기술력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주)한화는 개발한 무유도탄을 2013년 3월에 불발률 검증을 위한 실사격을 실시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 여파로 천무는 무유도탄이 없는 '반쪽 천무'로 실전배치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록히드마틴이 이미 생산한 MLRS 무유도탄을 한국에 강매하기 위한 의도를 알고도 눈감아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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