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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핀테크·VR…`듣보잡` 잭팟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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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듣보잡' 시대-2부 ① ◆

#1 에드 에다리오 씨는 국제 결제 및 송금 핀테크 업체인 '커런시 클라우드'에서 빅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영국계 증권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시스'에서 일했던 그는 작년에 현재 회사로 이직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송금·결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덕분에 커런시 클라우드는 송금 수수료를 최대 0.25%(소정의 지급료 별도)까지 낮췄고, 회원 수 15만명에 연평균 11조원을 취급하는 거대 송금회사로 부상했다.

#2 독일 가상현실(VR) 스타트업인 '일루전 워크'의 기술책임자(CTO)인 율리엔 류게베어크 씨는 VR 테마공간 기획자다. 가령 고객이 VR 기기를 착용하면 그가 구현해놓은 우주공간 등 기획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그는 12명의 직원과 함께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각종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더해 특정 상황과 미션 등 스토리를 덧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핀테크, 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신산업이 몸집을 불리며 유럽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미래 직업인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미래 직업)'이 쏟아지고 있다. 그 비결은 '규제 완화'와 '인재 확보' 두 가지다.

영국 런던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홀로그램 산업이 그런 예다. 3D 입체영상을 현실에 구현하는 홀로그램이 제대로 구현되는지 테스트하거나 아이디어를 기획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직군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힘을 발휘했다. 전통적으로 대형 은행이 독차지하던 송금·결제 분야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생겨났고, 이것이 신기술과 접목되면서 빅데이터 분석가 같은 직업이 새롭게 등장했다.

새로운 일거리를 만드는 신산업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인재'를 바탕으로 한다. 신산업이 인재를 불러들이고, 인재가 신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필수적이다. 영국은 일찌감치 이런 필요성에 눈을 떴다. 영국 '테크시티'의 홍보담당 조지 윈저 씨는 "영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인재 유치를 위해 기술력이 있는 외국인 우수 인재에게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하르츠개혁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달성했다. 이에 덧붙여 적극적인 외국인 이민 정책이 독일 스타트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특히 영어가 잘 통하고 물가가 싼 베를린의 장점이 극대화됐다. 외국인 인재들이 몰려들면서 제2의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 오늘날 베를린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빅데이터 분석가, VR 기획자 등 수많은 듣보잡이 생겨나는 중이다.

[런던,베를린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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