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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한미FTA 개정 합의] 양국 통상당국 2차협상, “상호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인식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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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측, “공청회 등 제반절차 착실히 진행할 것”

“효과분석만 주장하다 수세에 놓였다”는 비판


[헤럴드경제=황해창 기자]한국과 미국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기로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와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어 이같이 합의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에서 미측은 한미 FTA 관련한 각종 이행이슈들과 일부 협정문 개정 사항들을 제기한 반면, 우리측은 상응하는 관심이슈들을 함께 제기하면서 향후 한미 FTA 관련 진전방안을 논의했으며, 그 결과 양측은 한미 FTA의 상호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FTA의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이에 따라 우리측은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보고 등 개정협상 개시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착실히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헤럴드경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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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수석대표로, 기재부, 외교부, 농림부, 국토부, 관세청 등 관계부처 실무진들이 참석했다. 양측 대표는 지난달 20일 워싱턴에서 한미FTA 공동위와는 별개로 통상장관 회담을 갖고 1차 공동위(8월 22일ㆍ서울)서 확인한 사항을 진전시키기 위한 2차 공동위 개최에 합의했다.

회의에서 우리측은 기존 입장대로 한미 FTA의 상호호혜성, 한미 FTA와 美 무역적자와의 관계 등올 중심으로 하는 FTA 효과분석 내용을 미측에 제시했다.

이 자료에는 ▷양국간 FTA로 교역 및 투자 확대, 시장점유율 증가 등 양국에 상호호혜적으로 작용했고 ▷지난 5년간 한미 FTA 효과분석 결과, 미국의 대한 수입보다 한국의 대미 수입과 관세철폐 효과간 상관관계가 더 크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대미수입 대폭 증가한 자동차·정밀화학·일반기계·농축산물 등 품목에서 관세철폐와 수입증가간 연관성이 뚜렷했고 ▷장기적으로도 한미 FTA를 바탕으로 양국간 균형된 경제적 혜택을 가져올 전망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FTA 재협상 합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FTA 폐기위협에 따른 ‘파국’은 면했지만 FTA의 호혜성을 강조하며 경제적 효과분석을 우선으로 주장해 온 우리측이 수세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우리측이 사태파악을 제대로 못한 채 ‘효과분석’에만 집중하면서 경직되고 안이한 자세를 고집하다 ‘폐기위협’에 직면했고, 시간적인 싸움에서 밀려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마련 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한미 FTA 공동분석 제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인 입장을 확인했지만, 향후 협의에서도 미국에 공동분석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 뜻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먼저, 미국의 개정 요구를 무시하기에는 1차 공동위 이후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에 대한 폐기 발언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본부장 스스로 최근 미국 방문을 통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하겠다’는 서한까지 다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 블러핑(엄포)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번 합의에는 한반도 안보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 발 폐기 위협이 행동으로 옮겨졌을 때 북한의 잦은 도발속에 한미 동맹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상황은 한미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양국 모두 인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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