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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싸이코패스? 괴짜도박꾼?‥부유한 은퇴자가 총기난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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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범죄기록 없는 전형적 은퇴자

카지노 단골이지만 범죄 연관 드러나지 않아

IS 배후 자처‥수사당국은 '외로운 늑대' 추정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부유한 은퇴자는 왜 최악의 총기참사를 벌였을까.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관광지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스티븐 패독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그는 범행현장인 만달레이 호텔 32층에서 총기를 난사해 순식간에 60명에 가까운 무고한 관람객을 살해한 직후 경찰이 들이닥치기 직전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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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드러난 범죄기록은 없다. 사소한 교통위반 몇 건이 전부다.

경제적으로도 부유한 편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직 회계사 출신 은퇴자다. 사건 직전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북동쪽으로 약 1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메스키트의 외딴집에 홀로 거주했다. 이 지역은 주로 연금생활자를 위한 신흥 주택가로, 그 역시 부유한 여생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패독은 비행기 조종 면허와 경비행기 2대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는 범행도구로 자동소총을 사용했지만 패독은 군 복무 경험이 없다.

그는 결혼 6년 만인 27년 전에 부인과 이혼했고, 자녀는 없다고 CNN은 전했다. 최근까지는 일본 출신의 여성 마리루 댄리와 동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댄리가 범행에 연루된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에 댄리를 중요 참고인으로 봤지만, 그가 일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이상 중요 참고인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겉으로 드러난 행적만 봐서는 패독이 범행을 일으킬 동기를 찾긴 어렵다.

용의자의 동생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형의 범죄는)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런 일을 벌일 이유가 마치 없다”면서 “그냥 포커 게임이나 유람을 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패독은 정서적으로는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패독의 이웃은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전문 갬블러(도박꾼)를 자처한 괴짜였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수사 관계자가 “용의자는 마음의 건강 문제가 있었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WSJ는 용의자 부친인 벤자민 패독이 과거 은행 강도와 자동차 절도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으며 1969년에는 텍사스주 감옥에서 탈옥해 그를 찾는 전단지가 뿌려진 적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969년에 만든 수배 포스터에는 연방 교도소를 탈옥한 패트릭 벤자민이 “반사회적 정신병자(사이코패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BBC는 보도했다.

그가 카지노의 단골이었다는 점에서 도벽과 범행을 연관짓는 해석도 나온다. 카지노에서 거금을 탕진한 뒤 심리적으로 무너지면서 범행을 저질렀을 수 있다는 얘기다. 패독의 동생은 “(형이) 카지노에서 25만달러 (약 2억9000만원) 이겼다고 메일을 보내 온 적도있다”고 말했다. 미국 NBC뉴스는 용의자가 지난 몇 일 동안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수만 달러’를 도박에 사용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용의자가 도박에서 승리했는지 패배했는지, 사건과 관련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슬람 수니파 급진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패독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며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진 않고 있다.

미국 경찰은 이른바 ‘외로운 늑대’에 의한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로운 늑대란 전문 테러 단체 조직원이 아닌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개인적 반감을 이유로 스스로 행동에 나선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마리를 쥐고 있는 패독은 범행 현장에서 숨진 상황이다.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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