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방부 5개월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환영사하는 송영무 국방부장관


뉴시스

청문회 통과될까?


뉴시스

북한 미사일 도발에 실사격되는 현무2 탄도미사일


뉴시스

뇌물수수 혐의 박찬주 대장 구속


출범 초···사드 발사대 4기 보고누락

송 국방장관···우여곡절 인사청문회
흔들리는 외교안보라인···현무 불발
공관병 갑질, K-9 폭발사고, 도비탄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부부처 중 하나가 바로 국방부 아닐까.

정부 출범 초 사드 발사대 보고누락 사건과 송영무 장관 인사청문회부터 최근 현무-2A 불발, 청와대 엄중경고, 외교안보라인 엇박자 논란까지 국방부는 여느 부서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박찬주 육군대장의 공관병 '갑질' 논란, K-9 자주포 폭발사고, 최근 철원 모부대 A일병 총기 사망사고까지 다사다난한 5개월을 보내고 있다.

첫번째 사건은 대통령 취임 21일, 대통령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의 출범 8일만인 지난 5월30일 터졌다.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누락 사건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보고 받고 "매우 충격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4기의 발사대가 이미 국내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5월31일 보고 누락과 관련해 국정기획위에서 국방부를 불러 긴급 추가보고를 실시했으나, 국방부는 국정기획위 업무보고 때 사드에 대해 보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국정기획위는 이를 부인하면서 입장만 엇갈렸다.

당시 취재진들이 보고를 마치고 나온 위승호 국방정책실장에게 사드 보고누락 사실에 대해 물었으나 위 국방정책실장은 차량에 탑승하기 전 7분 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같은날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해서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이 사건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선에서 마무리됐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드 보고 누락을 빌미로 국방부를 압박해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부각시켜 사드배치 시기를 연기하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도 말이 많았다. 야당 의원들은 송 장관이 해군 중령 시절인 1991년 3월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고, 헌병대나 법무실 조사없이 그해 7월 대령으로 승진했다며 조직적인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송 장관(당시 후보자)측은 "음주운전 관련 어떠한 처벌내용도 통보받지 못하였기에 음주운전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무마하려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후보자로서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송 장관은 위장전입, 딸 취업 특혜, 군납 비리 연루, 방산업체 유착 의혹도 받았다. 송 장관은 또 모 대형 로펌 상임고문 재직 당시 거액의 자문료를 받아 전관예우 비판이 불거지자 '일반인은 모르는 세계가 있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송 장관의 인사청문보고서는 청와대가 재송부 요구까지 했지만 야권이 지명철회를 요구하며 반대해 끝내 채택되지 못했다. 청와대는 결국 13일 송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남북 대치가 심화되고 국제사회에서는 대북 제재 강화가 논의되는 심각한 상황인데다 국방개혁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기에 국방부장관 임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장"이라며 임명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송 장관의 '말'이 화근이 됐다. 송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북한의 핵 개발 목적에 대해 "그 의도(체제안전 보장용)는 10%밖에 안 되고 90% 이상은 군사적 위협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문 대통령과 배치되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또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 명예교수)에 대해 "워낙 자유분방해서 저 사람은 상대해선 안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학자 입장이지 안보특보나 정책특보는 아닌 것 같아서 개탄스럽다"고 말해 장관이 개인 의견을 너무 함부로 말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청와대는 다음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내고 "송영무 국방장관의 국회 국방위원회 발언과 관련,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송장관은 또 지난 4일에는 국회 국방위에서 '전술핵 배치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가 2주 뒤 다시 말을 뒤집는 등 오락가락 발언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5일에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우리 군이 현무-2A 탄도미사일 2발로 대응했으나 1발이 바다에 추락하면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든 병기는 불발되는 사례가 있다"며 "두 발 중 한 발이 불발된 것은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8월에는 박찬주 육군 대장과 그의 부인이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군 검찰단에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며 크게 이목을 끌었다. 박 대장은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현역 대장 구속이 구속된 것은 지난 2004년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횡령 혐의 구속 이후 13년만이다.

박 대장은 공관병에 대한 폭언과 각종 갑질을 일삼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조사과정에서 공관병 및 관련자가 조사에 응하지 않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군검찰은 박 대장이 부인을 동행한 해외출장 비용을 공금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하던 중 자금흐름이 이상한 부분을 포착했다. 또 민간 고철업자가 박 대장이 재직했던 제2작전사령부의 입찰을 수주한 과정에서 돈거래 및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공관병 제도를 폐지하고 9월30일부로 141개부대 공관병 198명의 편제를 삭제하고 복무 중인 113명은 10월 중 전투부대로 보직을 전환하기로 했다.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지난 8월18일에는 강원 철원군 갈말읍의 한 육군 포병부대 사격장에서 K-9 자주포가 포격 훈련 중 폭발해 이태균(26) 상사, 위동민(20) 병장, 정수연(22) 상병 등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군은 "자주포에서 포탄 장전 후 원인불상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온 뒤 내부의 장약이 연소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은 현재 원인규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랐다. 강원 철원군 육군 모 부대 소속 A일병이 지난 26일 오후 4시10분께 강원 철원군 금학산 일대에서 진지공사를 마치고 소대장 등 부대원 28명과 복귀하던 중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당시 A일병은 복귀한 부대원의 가장 뒤편에서 부소대장(중사) 등 3명과 함께 이동하다가 갑자기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군은 A일병의 사망원인을 인근 군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장애물에 맞고 튕긴 탄환)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도비탄 여부와 안전통제 미흡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최근 철원지역에서 발생한 육군 병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국방부 조사본부에 '즉시 특별 수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며 "국방부 조사본부는 9월28일 오전9시부로 관련 사고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으며 이번 사고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sj87@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