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라스베이거스 총기참사, 역대 최악…59명 사망, 527명 부상(종합2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목격자 "처음엔 폭죽 터지는 소리인 줄"…범인은 64세, 은퇴한 회계사]

머니투데이

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야외 공연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건 현장에서 한 남성이 한 여성을 보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처음에는 불꽃놀이가 시작돼, 폭죽이 '팡팡' 소리를 내며 터지는 줄 알았다. 무대 위에서 열창하던 제이슨 알딘이 갑자기 공연을 중단하고 무대 뒤로 사라졌을 때도 단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을 뿐이다. 그때 누군가 "총이다. 엎드려"라고 외쳤다. 혼돈이 시작됐고 총소리는 이어졌다.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으며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현장에서 목숨을 구한 앤드류 아키요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날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호텔 만달레이 베이 32층에서 한 총격범이 2만2000여 명이 모인 야외 콘서트장을 겨냥해 총기를 난사, 최소 59명이 죽고, 52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49명이 희생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보다 심각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다.

블룸버그와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밤 10시 8분께 제이슨 알딘의 공연을 보고 있던 관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당시 콘서트장에서는 알빈이 3일간의 ‘91번 고속도로 추수 감사 컨트리뮤직 축제’ 마지막 날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목격자들과 촬영 화면 등에 따르면 알딘이 노래를 부르는 상황에서 ‘탕 탕 탕’하는 총소리가 들렸다.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지 못해 알딘은 노래를 멈추고, 관중들도 순간 조용해졌다.

총격범은 총격을 멈췄다가 이후 또 한 차례의 총격을 퍼부었고, 범인이 위치해 있던 만달레이 베이 호텔 카지노 쪽에서 총구 섬광이 보였다. 다수의 희생자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관중들은 공황상태에서 도망쳤다. 일부는 매점들 뒤쪽으로 숨었고, 일부는 주차된 차량 밑으로 기어들어 갔다.

머니투데이

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야외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부상자와 함께 도망치는 관객들.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코디아크 야지(36세)는 "첫 번째 사격이 시작됐을 때 음악이 잠시 중단됐고, 이후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 두 번째 총격이 이뤄졌다"고 "내 생에 가장 끔찍한 일이었다. 총소리가 들리고, 섬광들이 보였다"고 말했다.

전직 연방수사국(FBI) 분석관 클린트 반 잔드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킬링필드(killing field) 그 자체”라고 말했다.

총격범은 네바다주 메스퀴트에 사는 은퇴한 회계사 스티븐 크레이그 패덕(64세)으로 확인됐다. 27년 전 이혼했으며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을 좋아했으나 교통법규 위반 외에 전과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패덕이 라스베이거스 호텔에 투숙한 건 지난달 28일이다. 특수기동대가 패덕의 호텔방에 진입했을 때 그는 이미 자살한 뒤였다. 당시 그의 호텔 방에서는 소총 16정과 권총 1정이 발견됐다. 패덕의 메스퀴트 집에서도 18정의 총기와 폭발물, 탄약 등이 발견됐다.

패덕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범행 발생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세프 롬바르디 보안관은 "당국은 외로운 늑대의 공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60대의 은퇴한 회계사로 알려진 총격범이 총기를 난사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지의 만달레이 호텔 32층 유리창이 깨져 있다.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지 경찰은 현재 라스베이거스 대로를 차단했고, 연방과 주 당국자들이 현장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맥캐런 국제공항의 비행기들도 연착됐다. 현재 병원응급실들은 희생자들이 긴급 수송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수 시간 후 알딘은 인스타그램에 ‘라스베이거스를 위해 기도하자’는 글이 적힌 사진과 함께 “오늘 밤은 끔찍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나와 팀들을 안전하다고 알리고 싶었다"며 "오늘 밤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완전한 악의 행위”라며 “우리는 살인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