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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트럼프, 허리케인 피해 지역 비난했다 역풍…"당신은 골프나 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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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에르토리코, 지역사회 노력 부족"…산후안 시장 "연방정부 태만이 우리를 죽인다"]

머니투데이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입은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를 둘러싸고 연방정부와 자치 정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에 대해 "무능하고 형편없는 대응"이라고 비난하자 카르멘 율린 크루수 산후안 시장(오른쪽)은 "인명 구조에 집중하자"고 대응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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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대형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 시장에 대해 “(허리케인에 대처하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비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를 홀대한다는 목소리가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에르토 리코의 허리케인 피해에 대해 "산후안 시장의 무능하고 형편없는 대응과 구조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그들은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일도 전부 우리에게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전날 산후안 시장 카르멘 율린 크루스가 "(허리케인 피해 지원에 대한) 연방정부의 비효율과 태만이 우리를 다 죽이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은 즉각 각계의 큰 반발을 불렀다. 뉴욕 올바니 대학의 호세 크루스 교수는 "연방정부와 의회는 푸에르토리코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지역처럼 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유명작가 린 마누엘 미란다도 "(크루스 시장은) 하루 24시간, 주 7일을 일하는데, 당신(트럼프)은 골프나 쳤다"면서 "곧장 지옥으로 가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크루스 시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뉴저지에 위치한 자신 소유의 골프장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작성한 걸 꼬집은 것이다.

이날 실제로 사회관계망(SNS)에는 가슴 깊이의 흙탕물 속에서 수재민과 대화하고 있는 크루스 시장과 골프를 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교하는 사진이 널리 퍼졌다.

크루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대응하는 대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목표는 인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우리들의 ‘진짜 깃발’을 보여줄 때로 어떤 것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한편 푸에르토리코는 지난달 20일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해 100년 만의 최악의 피해를 보았으며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섬 전체 전기와 식수 공급이 끊기는 등 구호와 복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일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피해 지역을 방문한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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