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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마크롱 EU 리더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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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내정 혼란 틈타 유럽만의 군대 창설
법인세율 단일화 등 EU개혁 계획안 발표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곤경에 처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다 강력한 통합을 강조하며 자신의 유럽연합(EU) 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 야권 인사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보다 EU를 챙긴다고 비난했으며 일부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독일의 혼란을 틈타 '유럽 대통령'을 노린다고 풀이했다.

미국 주간지 타임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수도 파리 소르본대학 연설에서 "우리는 유럽 내부의 말다툼으로 시간을 낭비해 왔다"며 "더욱 취약해진 유럽이 세계화의 물결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럽 국가들이 공동의 방위예산을 갖추고 '신속대응군'을 창설해 유럽만의 군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난민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EU 차원의 난민청을 신설해 난민 문제를 함께 대응하자는 의견도 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정 면에서 2020년까지 유럽 국가들의 법인세율을 단일화하고 구글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에게 적용하는 세제를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또한 EU 국가들 사이에 단일 디지털 시장을 만들어 IT 기업들에 대한 과세 문제를 통합하자는 방안도 도마 위에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이 하나의 예산을 공유하고 단일 재무장관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가 취임 전부터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EU 분열 문제의 해결책으로 주장했던 내용이나 독일과 프랑스 같이 EU 내 경제 대국에서 강력히 반발하는 사안이다.

그는 "많은 이들이 주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며 "유럽 안에 어두운 열망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고 말했다.

타임은 이번 연설의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유럽 전반에 극우세력이 성장해 유럽을 아우르는 지도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하필 24일 독일 총선 직후에 제안을 내놓은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EU 정계를 주도하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 총선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독일 극우정당의 원내 진출을 막지 못했다. 동시에 마크롱 대통령의 숙적인 국민전선(FN)은 최근 유로존 탈퇴 문제 등 노선갈등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익명의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왜 하필 독일 정부가 내각 구성을 마치기도 전에 이런 연설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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