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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박삼구회장 "그룹 잘되면…" 금호타이어 인수 재도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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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긴 호흡을 갖고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갈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금호그룹 사옥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와 만나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그룹 상황 개선을 전제로 재인수 의사를 밝혔다. 당장은 자율협약 체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물러나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인수전을 바라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인수 재도전을 묻는 질문에 "그룹이 잘되면(가능하다)"이라며 "시간은 언제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관계자는 "내년이면 아시아나항공 3년 목표 구조조정이 일단락된다"며 "주력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금호타이어를 잡을 수 있는 체력도 회복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회장과 이한섭 사장은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곧 사임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신임 사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8일까지 채권은행을 대상으로 자율협약 동의 여부를 받는다. 채권 만기만 연장하는 단순 자율협약 방식이 유력하다. 자율협약이 성사되면 산업은행은 3개월간 실사를 거쳐 임금 조정·감자 여부 등 이해 관계자 고통 분담과 중국 사업 처리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경영에서 자진 사퇴하고 상표권도 연 매출액 0.2% 요율에 합의하며 원활하게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도왔다"며 "향후 인수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이 같은 기여분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하 박 회장과 일문일답.

―경영 퇴진 결정을 내린 계기는.

▷처음부터 내가 (채권단에) 그렇게 제안을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회사 살릴 최선의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경영 퇴진과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를 같이 제안했다. 앞으로 금호타이어가 잘될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지원할 거다. 그게 내가 할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는 어떻게.

▷실적이 나쁘니까 포기한 거다. 만약 실적이 좋았다면 포기 안 했을 거다. 실적에 대한 책임감으로 포기했다.

―인수 노력 많이 했는데.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다시 도전하나.

▷우리 그룹이 잘되면 그러지 않겠나. 잘 안 되면 할 수 없는 거고. 시간은 언제든지 있다(웃음).

―산업은행과 갈등도 많았다.

▷갈등? 별로 없었다. 서운한 것도 없다. 내가 금호타이어 직원 고생시켜서 미안할 따름이다.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되면 경영 정상화 빠르게 이뤄질까.

▷되리라 본다. 직원들도 노력할 거고. 같이 노력하면 충분히 될 거다. 그 정도 저력은 남아 있는 회사다. 여러 분쟁에서 벗어났으니 잘될 거다.

[김정환 기자 / 정석우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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