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6사단 총기 사망 사격장위치 문제 있나?

軍 "A일병 도비탄으로 사망... 안전관리 했다"
일각에서는 "사격장 안전관리 부실 아니냐" 반론도

지난 26일 강원도 철원 육군 6사단 19연대 1대대 소속 병사가 부대 복귀중 사망한 것은 인근 사격장에서 도비탄(跳飛彈·탄이 튀어 오름)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도비탄 보다 사격장의 위치가 위험을 내포한 지형에 위치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27일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 숨진 A 일병(22)은 도비탄으로 인한 총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도비탄은 탄이 단단한 성질의 물질에 부딪혀 튀어나오는 현상으로, 사격간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큰폭으로 사격장 밖을 이탈하는 경우는 드믈다.

숨진 A 일병은 진지 공사를 마치고 동료 20여명과 함께 걸어서 도보로 이동중 대열 제일 뒤에서 도비된 탄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사고 당시 사격장에는 다른 부대 소속의 장병 12명이 K2 소총으로 사격훈련을 하고 있었다
사건에 대해 신병교육대 교관 출신의 한 예비역 장교는 "수사중인 사건으로 단정 짓기 어렵지만, 부대측의 안전관리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사격장과 사고장소인 전술도로가 소총의 유효사거리 이내인 약 380미터로, 전술도로가 사격장보다 고지에 위치해 있어 사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A일병이 사망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금학산 사격장. 녹색표기는 전술도로 적색표기는 사격장이다. 전술도로가 사격장보다 고지이고 거리는 약 380m 정도 떨어져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캡쳐

이 예비역 장교는 "통상 사격훈련은 사격전 경고방송과 함꼐 사격중임을 알리는 위험 깃발을 올려 주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군 당국이 이러한 제반 조치 실시여부에 대해 면밀한 수사를 펼쳐야 한다"면서 "이와함께 도비탄을 방지하기 위한 방벽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숨진 병사와 유족, 그리고 사격장에서 사격을 한 장병 모두 큰 충격과 상심에 빠져있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모든 분들의 아픔이 빨리 치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부 총기 전문가들은 '충분히 탄이 도비하거나 고각오발사격의 가능성은 있다. 최악의 경우 이번 사고처럼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사고 조사를 위해 당시 사격훈련에 사용된 총기를 회수하고 A 일병 몸에서 탄을 적출해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기 회수와 적출된 탄두로 사고 경위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병기 병과 출신의 또 다른 예비역 장교는 "탄 자체로는 누의 총에서 발사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같은 사격장에서 모두 동일한 K2 소총으로 사격을 할 경우 동일한 롯트 번호의 탄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각자 총기마다 총기내 강선의 스크레치가 달라 스크레치로 확인할 수 있지만, 탄이 도비됐다면 탄두가 훼손돼 판독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부대 측은 사전 경고방송을 하고 경계병을 배치하는 등 사고예방 조치를 했다고 주장한다"며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고방송을 했다는 부대측과 경고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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