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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北 웜비어 고문설' 재부상…미스터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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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까지 고문설에 힘 실어...국무부는 NCND, 일각에선 고문 가능성 낮다는 분석도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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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돼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왼쪽)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오른쪽)가 CNN에 출연해 오토 웜비어 송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NN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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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돼, 엿새만에 사망한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고문을 당했는지 여부를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TV에 출연해 송환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그의 죽음이 북한에 의해 의도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웜비어가 고문을 당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히면서 ‘북한 고문설’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고문을 당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입장을 취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웜비어를 고문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어, 북한 고문설을 놓고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다.

◇ 웜비어 가족, "오토 웜비어 아랫니 재배열 된 듯, 오른발에는 큰 흉터"

오토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는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폭스앤프렌즈'와 CNN에 잇달아 출연해, 웜비어 송환 당시의 충격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방송에서 프레드 웜비어는 아들을 싣고 온 비행기 계단을 오르면서 “쉰 목소리로 울부짖는 거친 소리가 들렸고, 사람의 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비행기에 올랐을 때 그 거친 울부짖음이 오토 웜비어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충격에 빠진 오토의 어머니 신디는 차마 아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다시 계단으로 내려와 버렸다.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와 동생이 오토에게 다가갔을 때, 오토 웜비어는 삭발이 된 상태로 침대에 묶여 있었고, 눈은 초점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몸에는 경련이 일어나고 손과 발은 형태가 일그러져 있었다.

아버지 프레드는 “오토는 그때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병원 치료 도중 오토 웜비어는 고열에 시달렸고, 결국 숨을 거뒀다.

웜비어 부모들은 방송에서 '오토의 아랫니를 누가 빼써 다시 재배열 한 것 같았다'며 북한의 고문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오토의 오른쪽 발에도 발바닥 전체 길이의 큰 흉터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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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재판을 받던 도중 울먹이는 오토 웜비어 (조선중앙통신 영상 캡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웜비어 가족이 오토 웜비어의 부검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들이 이미 너무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레드는 “김정은이 결정을 내렸을 때, 오토는 고문을 당하고 기본적으로 살해를 당했다. 충분하다. 충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웜비어 부모의 방송인터뷰가 나간 직후 “훌륭한 인터뷰였다. 오토는 북한에 의해 믿을수 없을 정도로 고문을 당했다”며 고문설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웜비어 고문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기도 했다.

◇ 긍정도 부정도 않는 국무부... 일각선 고문설에 의문 제기

그러나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토 웜비어가) 송환됐을 당시 그의 상태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겠다”며 고문 가능성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미 정부는 고문설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는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웜비어 사망으로 국제적인 비난이 쇄도하자 지난 6월 외무성을 통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며, 웜비어의 급사는 "우리에게도 수수께끼...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라고 항변한 바있다.

북한은 웜비어가 재판 직후인 지난해 3월 식중독의 일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고, 수면제를 복용한 뒤 재판 바로 다음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그동안 미국인 억류자들에게 만큼은 신체적 폭력을 삼가해 왔다는 점을 들어, 고문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재판 바로 다음날 웜비어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북한의 설명을 감안하면, 북한이 오토 웜비어를 고문하려해도 사실상 그럴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재판 당시까지도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판 직후 그가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면 북한이 그에게 의도적으로 신체적 고문을 가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실제로 당시 웜비어를 치료한 의료진들이 북한으로부터 건네받은 웜비어의 뇌 사진은 지난해 3월로 날짜가 찍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이 오토 웜비어가 혼수상태에 빠진 이후 1년이 넘도록 그의 상태를 숨기면서 송환을 미뤄왔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또 그의 아랫니가 재배열 된 것 같다는 의혹, 손발의 형태가 뒤틀리고, 오른쪽 발에 큰 흉터가 있었다는 웜비어 가족의 추가 폭로로 북한 고문설을 둘러싼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1월 북한 평양 관광 도중 숙소에 있는 정치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같은해 3월 북한 정권으로부터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그는 억류 17개월만인 지난 6월 14일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됐으며 6월 20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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